개인 1.7조 순매수에도 외인 매도에 코스피 약보합… 전문가 ‘리밸런싱’ vs ‘이탈’ 엇갈려
2026년 07월 02일

출발은 좋았다. 1.36% 상승한 8,591로 문을 연 코스피는 장 초반 8,620까지 치솟으며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 강세와 6월 수출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긴 호재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지수는 오히려 뒷걸음질쳐 8,143까지 곤두박질쳤다. 낙폭을 만회하는 듯하던 코스피는 결국 2.04% 내린 8,30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1조 7,400억 원 넘게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그에 맞먹는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5.8%, SK하이닉스는 3.4% 하락해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외인 이탈’ 우려 vs ‘리밸런싱’ 진단…전문가 엇갈린 해석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 행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화여대 경제학과 석병훈 교수는 “외국인이 자산 포트폴리오 편입 한도를 이미 소진해 리밸런싱 때문에 팔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추세적으로 한국 시장을 떠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팔아도 너무 많이 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대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국민연금이 이달부터 리밸런싱을 재개하면서 추가 매도 폭탄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틈을 타 활개치는 세력이 있을 뿐”이라며 “리밸런싱이 폭탄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1,560원 돌파 눈앞
외환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이중 압박 속에 장중 1,559원까지 치솟으며 1,560원 턱밑까지 위협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1,554.9원을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환율은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원자재를 수입하거나 해외 여행·유학이 필요한 국민들에게는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 30주년, 바이오주가 구원투수…순환매 확산 신호
개장 30주년을 맞은 코스닥 시장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바이오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1.44% 오른 929로 장을 마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전체 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3.7배나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가 지수 전체를 짓누른 것과 달리, 중소형주와 업종별로는 자금이 돌고 있다는 방증이다. 증권가에서는 ‘순환매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시장의 체력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코스피가 8,300선을 간신히 지켰지만, 외국인 매도와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고 속에 단기 변동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리밸런싱이라는 명분 뒤에 진짜 외국인 이탈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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