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 선수 혐오 표현 논란, 프로 진출 저지 주장까지 번지며 인성 책임론 대두
2026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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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카페에서 진행한 소위 ‘스타벅스 챌린지’ 형식의 응원 영상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해당 영상 속에서 이 선수들이 사용한 표현이 특정 인종과 문화를 조롱하는 혐오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는 격앙된 반응으로 가득 찼다. 일부 야구 팬들은 단순한 사과로는 끝날 사안이 아니라며, 이 선수들의 프로 입단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강경한 게시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운동 실력만으로 모든 선수가 성공할 수 있다면 인성은 뒷전이 된다”며 “어떤 위치에서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선수 개인을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기보다, 한국 스포츠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혐오 표현 문제를 근본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이번 사안이 단순한 유행어의 잘못된 사용을 넘어, 교육과 제재의 부재를 드러낸 신호탄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해외 사례: 우승 박탈과 영구 제명까지…사안 따라 ‘제로 톨러런스’
해외 주요국들은 혐오 표현에 대해 훨씬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한 고교 농구 대회에서 백인 위주의 우승팀이 라틴계 선수들이 주축인 상대 팀을 향해 멕시코 전통 음식을 던지는 행동을 벌였다. 이에 대회 측은 해당 팀의 우승을 전격 박탈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승이라는 성과조차도 인종적 모욕보다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전달된 순간이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축구 전문 구단이 유소년 선수 3명을 즉시 방출한 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메신저 대화방에서 흑인 동료 선수들을 비하하는 조롱을 주고받았다가 적발됐다. 협회나 구단 차원의 중재 절차 없이 곧바로 선수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이 같은 ‘무관용 원칙’은 선수뿐 아니라 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열일곱 관중도 예외 없다…손흥민 향한 인종차별에 ‘평생 출입 금지’
실제로 2019년 12월,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소속이던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친 한 팬이 있었다. 그는 경기장에서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마다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17세였다. 법원은 이 청소년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3년간 모든 경기장 출입을 금지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본머스 구단은 독자적으로 ‘생애 출입 금지’ 처분을 내리며, 구단이 내부적으로 혐오 행위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몸소 증명했다. 구단 측은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인종차별적 행동에 분노를 느낀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나이를 이유로 관대히 넘어가지 않는 해외의 태도는 국내 논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 “자율 규범 경쟁이 혐오 표현 근절의 열쇠”…일본의 사례는?
숙명여대 법학과 홍성수 교수는 “각 협회나 구단이 경쟁적으로 자체 규범을 정립해 나간다면, 사회 전반에 ‘혐오 표현은 옳지 않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법적 처벌을 기다리기보다 현장에 있는 단체들이 먼저 나서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 고교야구는 이 부분에서 하나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일본 학생야구 연맹은 ‘학생 야구는 교육의 일환’이라는 원칙 아래 ‘일본학생야구 헌장’을 제정했다. 이 헌장은 상대 선수에 대한 비방이나 야유뿐 아니라, 홈런 후 과도한 환호성도 삼가도록 규정할 정도로 세밀하다. 차별과 혐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경기 예절과 상대 존중을 경기 규칙 안에 녹여낸 셈이다. 동아시아 이웃 국가가 이 같은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한국 스포츠계가 반성하고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배재고 선수 논란은 단순한 10대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혐오 표현에 대한 인식과 대응 체계의 구멍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발적 사과나 내부 징계에 머무르지 않고, 스포츠 생태계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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