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특별시 탄생, 40년 만의 행정통합…20조 지원의 시험대
2026년 07월 01일

지난 1일, 민선 9기 지방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앞서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16개 광역자치단체장과 227개 기초자치단체장, 그리고 지역의원들이 4년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화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통합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탄생이다. 이로써 2009년 이후 유지되던 17개 시·도 체제가 16개로 줄었다. 광주가 전남에서 분리돼 직할시가 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인 셈이다.
통합 특별시는 정부가 내세운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 전략의 첫 광역단체 간 행정통합 사례다. 정부는 이 지역을 국가균형발전의 대표 모델로 삼기 위해 향후 4년간 매년 5조원, 총 20조원의 재정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개별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인구 감소와 청년 이탈, 지역 경기 침체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재정 지원만으로는 부족…자구노력 없는 통합은 ‘반쪽’
그러나 행정통합의 성패는 정부 예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통합특별시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려는 자구노력을 게을리한다면, 통합의 의미는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지원금에 안주할 경우 오히려 자생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31년이 흘렀지만, 재정권과 인사권은 여전히 중앙정부에 예속돼 있어 지자체가 실질적 자율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광주통합특별시가 단순한 ‘그릇 키우기’를 넘어,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향후 다른 지역의 통합 움직임에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의 권한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균형발전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소멸 위기 113곳…수도권 집중이 낳은 ‘최대 모순’
전국 227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온 지 오래다.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은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비수도권에 반도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분야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깨뜨릴 유력한 기회로 꼽힌다. 하지만 시·도지사들이 이 계획을 지역 발전의 전기로 삼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중앙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어진 임기는 4년. 이 기간 동안 지역이 스스로 버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지원도 일시적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방정부가 단순한 예산 배분자가 아니라, 진정한 자치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짜 지방시대’를 위한 마지막 기회
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이번 선거의 민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인구소멸과 지역 소멸이라는 난제를 풀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의 최대 모순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생력과 협치를 모두 갖춘 지방정부가 탄생할 수 있을지, 민선 9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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