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율주행 대형 트럭, 실제 화물 싣고 116km 유상 운송 개시
2026년 07월 02일

군산 특송화물 통관장에서 출발한 대형 트럭 한 대가 전주 한진택배센터를 거쳐 대전 메가허브센터까지 116km를 달린다. 이 차량에는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있긴 하지만, 핸들을 직접 돌리지 않는다. AI가 스스로 도로를 읽고 가속과 제동을 결정한다. 지난 1일, 라이드플럭스는 한진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대형 트럭 기반 자율주행 유상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정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수년간 실증 단계에 머물렀던 자율주행 물류가 실제 돈이 되는 비즈니스로 첫발을 내디뎠다.
투입된 차량은 타타대우상용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맥쎈(MAXEN) 25톤 트럭’이다. 최대 11톤에 달하는 실제 한진택배 화물을 싣고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시속 90km로 주행한다. 라이드플럭스 측은 주간 시간대에 주 2회 정기 운행을 계획 중이며, 돌발 상황에 대비해 전문 교육을 수료한 안전요원이 항상 운전석에 동승한다. 이중 안전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단발성 실증 넘어, 진짜 매출이 생겼다
이번 상용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 시연 차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트럭 유상 화물 운송 허가’를 취득했다.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실제 대형 물류사인 한진과 계약을 체결하고 정기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B2B 모델을 증명해냈다. 그간 자율주행 업계는 정부나 지자체가 발주하는 실증 사업(B2G)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실증을 넘어 ‘진짜 돈이 되는 사업’을 만들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이번 정기 노선 외에도 에지 케이스(예외 상황)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한 자체 테스트 운행을 주 2~3회 추가로 병행한다. 미들마일(거점 간 물류) 주행의 완성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정밀도는 결국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쌓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실전 운행과 테스트를 병행하는 방식은 업계에서 ‘가장 확실한 성능 개선 루트’로 통한다.
코스닥 상장 앞둔 ‘스모킹 건’ 확보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상용화 실적이 라이드플럭스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을 노리는 기업에게는 ‘매출 및 실적 가시성’이 가장 까다로운 관문으로 꼽힌다. 이번에 확보한 대형 물류사와의 정기 계약은 바로 그 ‘가시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두 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를 획득한 바 있다.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은 상황에서 실제 수익 창출 계약까지 손에 쥐게 됨에 따라, 올 하반기 IPO 시장에서 유력한 ‘대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술력과 사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2027년 ‘완전 무인’ 목표…전국으로 확대
라이드플럭스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공격적인 확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내 다른 대형 파트너사들과 추가 계약을 추진해 충북, 강릉, 제주 등 전국 주요 거점으로 유상 자율주행 트럭 운행 권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서울 상암 일대에서 단계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운전석 무인 자율주행(Driver-out) 기술을 로보트럭에 접목해, 오는 2027년까지 간선 물류 영역에서 완전 무인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이번 유상 운송 개시를 두고 “자율주행 AI 아키텍처가 실제 물류 현장에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을 유도하는 상용화 궤도에 올랐음을 정량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검증된 레벨4 기술력과 사업 가시성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을 완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율주행 모빌리티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람의 손을 떠난 트럭이 화물을 싣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은 이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우리나라 물류 산업의 풍경이 어떻게 바뀔지, 2027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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