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 ’74조 매도설’ 직접 반박…리밸런싱 오해와 진실
2026년 07월 03일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나서 시중에 떠도는 대규모 매도설을 정면 반박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이 하반기부터 74조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쏟아낼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이른바 ’74조원 매도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해당 수치는 오해에서 비롯된 과장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밸런싱이 특정 시점에 대규모로 주식을 던지는 방식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장기 운용 전략임을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코스피 상승으로 인해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웃돌자,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 유예 기간이 지난 7월부터 종료되면서 ‘밀린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폭됐다. 그러나 김성주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가 아니라 국민 노후 자산을 장기적으로 굴리는 기관”이라며,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과도한 추측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공식 입장…”시장 충격 최소화 전담팀 가동”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리밸런싱 재개에 따른 시장 반응을 정조준했다. 정 장관은 “리밸런싱이 진행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운용 과정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장 안정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리밸런싱이 시장에 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일 최대 주식 거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운용 기준을 이미 정비한 상태다. 즉, 대규모 매도가 아닌 ‘소량 분할 매도’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사전에 마련해둔 셈이다. 정 장관은 “기금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불안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하겠다”며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위탁운용사 평가 후 ‘돈줄’까지 연동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수탁자 책임 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이행 점검 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들은 책임투자 원칙 준수 여부와 이해충돌 관리 실태를 정기적으로 평가받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수탁자 책임 활동 7개 원칙, 12개 항목에 대한 이행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해야 하며, 평가 결과는 향후 위탁자금 배정과 회수에 직접 반영된다.
이는 단순히 원칙을 선언하는 수준을 넘어, 운용사들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들은 수익률만 중시한 나머지, 의결권 행사나 주주 권리 보호 등 ‘책임 활동’ 측면에서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체계 도입으로 운용사들은 수익률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와 장기적 주주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다.
성과평가 체계 ‘5년 누적’으로 확대…성과급 78.6% 확정
기금운용위원회는 2025년도 기금운용 성과평가안도 함께 확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평가 기간이다. 기존 1년 단위였던 평가 기간을 최근 5년 누적 실적으로 확대했고, 상대성과뿐 아니라 절대성과도 함께 평가하도록 개편했다. 단기 실적에 치우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장기적인 운용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민연금기금 금융부문 수익률은 9.75%를 기록했다. 이는 기준수익률(9.59%)을 0.16%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에 지급되는 성과급 지급률은 78.6%로 결정됐다. 성과급 규모 자체보다 주목할 점은, 평가 체계가 바뀌면서 앞으로 운용사들이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수익률 경쟁이 과열되면 리스크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며 “5년 누적 평가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연금과 정부가 잇따라 시장 달래기에 나서면서 증시 불안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 분위기다. 그러나 실제 리밸런싱이 본격화될 경우, 매도 물량이 산발적으로 출회되며 일부 종목에 국지적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은 변수는 시장이 이 ‘점진적 조정’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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