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첫날, 개인투자자 1.7조 사들이며 증시 충격 방어…매각 규모 두고 증권가 이견
2026년 07월 02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을 바로잡는 작업에 돌입한 첫날, 증시에서 예상보다 큰 충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기금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178억 원어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이 수치는 같은 날 외국인이 쏟아낸 1조7029억 원 순매도 물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규모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 기간 1조7392억 원을 순매수하며 연기금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오히려 498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매각 규모 둘러싼 증권가 ‘갑론을박’
국민연금이 정해진 목표 비중을 초과한 국내 주식을 얼마나 처분해야 하는지는 증권사마다 추산이 크게 엇갈린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허용 범위도 넓혔지만, 실제 보유 비중이 이마저도 넘어선 상태라는 게 업계 공통된 진단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6일 코스피 8411.21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30%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새 목표치를 무려 9.2%포인트나 초과한 수치로, 넘친 규모만 164조 원가량으로 집계된다. 신영증권은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할 경우 매각 대상 물량이 최대 74조4000억 원까지 불어날 수 있으며, 1만 선을 넘으면 120조9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일 코스피 종가 8303.41을 기준으로 하면 약 42조 원이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김성주 이사장, ‘매도 폭탄론’ 일축
시장 일각에서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을 한꺼번에 던질 경우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리밸런싱이 실행되더라도 매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점진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리밸런싱이 이뤄지도록 규칙 자체를 개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너무 무겁다고 크게 덜어내면 또 어긋난다”며 “조금씩 정교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목표 비중에 맞춰가는 전략을 뜻한다.
장기 분할 매도 가능성과 ‘이미 시작된 조정’
국민연금이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물량을 분할 매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실제로 5~6월 두 달간 연기금이 약 2조 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은 이미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조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당분간 국민연금 자금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분석은 어디까지나 추정에 기반한 전망이며, 실제 매도 규모와 속도는 시장 상황과 기금운용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국민연금이 ‘제로 폭탄’을 실제로 증명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신뢰와 지수의 향방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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