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 테슬라·AI 반도체 하락 베팅…‘빅쇼트’ 실존 주인공의 또 한판 승부
2026년 07월 01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서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다시 한 번 베팅 테이블에 앉았다. 이번에는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반도체라는, 시장을 주도하는 두 축을 동시에 겨냥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존 모델인 그는 지난 6월 30일 발행한 유료 뉴스레터 ‘트레이딩 포스트’를 통해 테슬라(TSLA)의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주당 416.22달러에 진입한 이 베팅은, 일론 머스크의 대표 기업이 최근 반등을 보이자 그 타이밍을 정확히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버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주가가 다시 이 수준까지 올라와 공매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목표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암호화폐·금융 전문 매체 핀볼드의 보도를 인용하면, 버리는 6월 26일 종가 379.71달러 혹은 6월 29일 종가 411.84달러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가, 주가가 420달러 선까지 치솟은 후에야 공매도에 나섰다. 이는 그가 단순한 하락 예측이 아닌, 충분한 반등 구간을 기다린 뒤 진입하는 ‘인내의 전략’을 택했음을 시사한다.
반등은 찰나…테슬라 주가, 올해 들어 여전히 마이너스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에만 11% 가까이 상승하며 420.60달러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버리는 이 흐름을 장기 하락 국면 속의 단기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말 500달러에 근접하며 2021년과 2024년의 고점을 넘어서는 듯했으나,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3.99% 하락한 상태다. 기사 작성 시점 장전 거래에서도 0.67% 내린 417.79달러를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둘러싼 악재가 여러 겹으로 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로보택시(Robotaxi)와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의 상용화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해석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테슬라만이 아니었다…엔비디아·반도체 ETF·캐터필러까지
버리의 약세 베팅은 테슬라 한 종목에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보고서에서 그는 캐터필러(Caterpillar)를 주당 1,060.98달러,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를 729.40달러에 각각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우회 베팅으로,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를 642.80달러에 공매도한 점이 눈에 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엔비디아다. 버리는 이미 엔비디아(NVDA)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198.09달러에서 추가로 하락 베팅을 더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공지능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를 겨냥한 이 움직임은, AI 거품론을 주장해온 그의 일관된 시각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버리가 지금 시장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동시에 찌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왜 지금인가, 그리고 시장에 주는 신호
마이클 버리의 이번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개별 종목 공매도를 넘어,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끝나가고 있다’는 그의 신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최근 몇 년간 시장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성장주다. 그는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현재 실적이나 미래 전망 대비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AI 수요 확대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경쟁 심화와 고객사들의 자체 칩 개발 움직임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그의 예측이 항상 맞았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버리는 테슬라에 대해 반복적으로 공매도 의견을 냈지만, 주가는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번 베팅 역시 단기 변동성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버리의 신호를 절대적 지표로 보기보다, 시장의 과열 구간을 경고하는 하나의 카나리아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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