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내세워 임금 체불 수사 회피한 마트 업주, 검찰 보완수사에 결국 혐의 인정
2026년 07월 02일

경기 양주시에서 한 마트를 운영하던 40대 업주 A씨가 근로자 19명의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박영식)는 지난 1일 A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명의가 아닌 타인의 이름을 빌려 마트를 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실질적인 운영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수사에 발목을 잡았다. 보증금 문제에 대해서도 “고의성이 없었다”고 부인해 당초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건을 인계받은 검찰은 18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을 일일이 조사하고, 통화 녹취 파일까지 분석하는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망이 점점 좁혀지자 A씨는 결국 혐의를 인정했고, 피해금 중 3000만원을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정육코너 운영자까지 울렸다
A씨가 가로챈 돈은 단순히 직원들의 월급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마트 내 정육 코너를 운영하던 업자로부터 보증금 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임금 체불액 8200만원과 보증금을 합하면 피해 규모는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런 부정한 수익을 챙긴 뒤 A씨는 마트를 고의로 폐업시켰다. 임금과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남은 수익만 챙겨 사업장을 접는 전형적인 ‘먹튀’ 수법이었던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 생계를 위협하는 민생침해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다른 체불 사건으로 재판 중이던 전과자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A씨가 이번 범행을 저지를 당시, 다른 임금 체불 사건으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해당 재판에서 그는 실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법정구속된 상태다. 즉,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중에도 또다시 같은 유형의 범죄를 반복한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사례가 드러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법인 설계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지사장을 내세워 실제 운영자를 감추는 방식은 경찰 초동 수사 단계에서 쉽게 걸러지지 않는 허점으로 꼽힌다.
왜 이 사건이 주목받아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임금 체불을 넘어 ‘사각지대’의 문제를 드러낸다. 타인 명의 마트 운영이라는 꼼수로 경찰의 1차 판단을 무력화시킨 점, 같은 사건으로 재판 중에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점은 현재 근로감독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검찰이 보완 수사로 진실을 밝혀냈지만, 만약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거나 녹취록 같은 결정적 증거가 없었다면 A씨는 여전히 바지사장 행세를 하며 법망을 빠져나갈 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노동 범죄가 얼마나 은밀하게 이뤄지는지 방증한다.
A씨의 잇단 범행이 법원에서 어떤 양형을 받을지, 또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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