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5·18 조롱’ 응원 논란…협회, 전국대회 출전 정지 6개월 징계

2026년 07월 01일

배재고 야구부 출전정지

응원 한마디가 일으킨 거센 후폭풍

서울 강동구의 한 고등학교 정문 앞에 근조화환이 놓인 사진이 지난 1일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갔다.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전국대회에서 던진 응원 구호가 불러온 후폭풍이 생각보다 거셌다. 이 학교 선수 일부는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거나 “탱크 데이” 같은 문구를 외쳤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을 진압한 장면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해석되면서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해당 경기가 끝난 지 이틀 만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움직였다.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이 사안을 회부했고, 비교적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배재고에 대해 전국 대회 출전 정지 6개월이라는 징계를 확정한 것이다. 이 결정은 내일 예정된 2회전 경기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순천 효천고와 맞붙을 예정이었던 이 경기는 결국 몰수패 처리됐다.

지도자와 선수, 별도 조사 대상으로

다만 협회는 팀 단위 징계와 별개로, 실제 구호를 주도한 지도자와 선수 개인에 대해서는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 부분은 출전 제한 기간 동안 면밀히 살펴보고 대상자를 특정한 뒤, 다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심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내부에서는 단순히 학생들의 잘못으로만 보기 어렵고, 지도자의 훈육 부재나 학교 차원의 관리 소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배재고 측은 사과를 위해 광주일고를 직접 찾을 계획이었다.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들, 학부모가 함께 움직이기로 했으나 상대 측에서 일정 연기를 요청하면서 무산됐다. 광주일고 관계자는 “우리 학생들이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됐다”며 재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은 당사자 간 심리적 간극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드러냈다.

교육부 장관의 일침, ‘품격’을 묻다

여기에 교육부 장관까지 직접 나섰다. 최교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학생 선수들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기량이 아니라 품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랑과 연대, 존중과 배려를 배워야 할 학생들이 혐오와 조롱, 차별의 언어를 무심하게 쓰는 것은 지도자는 물론 어른들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학생 선수와 운동부 전반이 스포츠의 공정성과 품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두루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응원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 지역은 물론 한국 현대사에서 민감한 상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역사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심코 따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와 지도자가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과 기본적인 시민 의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대회는 계속되지만, 남은 숙제는 무겁다

협회의 징계는 일단락됐지만, 논란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지도자와 선수 개인에 대한 징계가 남아있을 뿐 아니라, 광주일고와의 사과 일정도 아직 조율 중이다. 교육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교 운동부 전반에 대한 인성교육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학생들이 스포츠의 기술보다 공정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먼저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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