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구글·삼성전자 등 글로벌 공룡, 수익 공유 스테이블코인 ‘OUSD’ 공동 발행
2026년 07월 01일

전 세계 결제망을 가진 비자·마스터카드, 검색엔진 거물 구글, 그리고 가전·스마트폰 업계의 삼성전자까지. 이들이 한곳에 모여 ‘오픈스탠더드(OpenStandard)’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특정 발행사가 아니라 참여 기업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구조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연합체 구성 자체가 기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지형을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주목한다. 단순한 코인 발행을 넘어, 실시간 결제(T+0)가 가능한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수익 공유 모델로 차별화…참여자에게 돌아가는 이익
이 컨소시엄이 내세운 달러 스테이블코인 ‘오픈유에스디(OUSD)’는 기존 발행 방식과 확연히 다르다. 참여 기업들은 수수료 부담 없이 OUSD를 발행하고 다시 달러로 상환할 수 있다. 여기서 더 주목할 점은 준비금 운용으로 생긴 수익을 운영비를 제외하고 전원이 나눠 갖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현재 테더(USDT)나 서클(USDC)이 독점하던 수익 구조를 깨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잭 에이브럼스 오픈스탠더드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OUSD는 인터넷 경제를 위해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라며 “기업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코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코인을 활용하면 해외 송금이나 결제가 사실상 지연 없는 실시간 처리로 이뤄진다.
국내 기업들, 글로벌 결제망 진출의 기회?
아직 구체적인 운영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이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구매 대금 결제뿐 아니라 해외 법인 간 송금, 협력사와의 정산 등에 OUSD가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한금융,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송금과 지급결제 인프라에 이 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카드사인 KB국민·삼성·현대·하나카드 역시 비자·마스터와의 협력을 통해 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카드로 OUSD를 활용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라 실질적인 적용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테더·서클 양강 체제에 균열?…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USDT)와 서클(USDC)이 합산 점유율 80%를 넘기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오픈스탠더드 컨소시엄에는 이들 양강이 단 하나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비자, 마스터카드, 구글, 삼성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뭉쳤다는 점에서 시장의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OUSD 발표 직후 미국 증시에서 USDC 발행사인 서클의 주가는 17%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라이노파이(Rainbow Pay)의 공동창업자 윌 하본은 “OUSD처럼 준비금 수익을 보유자(참여 기업)에게 돌려주는 구조는 USDT와 USDC의 점유율을 실제로 빼앗을 가능성을 지닌 첫 사례”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환점’이라지만…원화 스테이블코인 뒷전 우려도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OUSD는 기존 발행사가 독점하던 준비금 운용 수익을 생태계 참여 기업과 나누는 새로운 모델”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주도권이 단일 발행사에서 플랫폼과 네트워크 연합 쪽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오히려 한국 시장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세계적으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기자본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가상화폐 규제 최종안을 확정하며 내년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윤 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컨소시엄 참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력 강화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오히려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의 표준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번 컨소시엄이 단일 발행사의 독점에서 연합 플랫폼의 경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을 완전히 새로 짤지, 그 여파는 앞으로 수년간 지켜봐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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