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A18, 엑시노스 빼고 미디어텍·퀄컴 투트랙 AP 전략
2026년 07월 02일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격을 앞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18’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구성을 전작과 달리 가져간다. 4G 버전에는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의 칩을, 5G 버전에는 미국 퀄컴의 제품을 각각 탑재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A17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다. 전작의 경우 4G 모델에 미디어텍 헬리오 G99를, 5G 모델에는 삼성전자 자체 칩인 엑시노스 1330을 적용했었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갤럭시A1 시리즈가 삼성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리지드 OLED 패널을 채택한 저가형 모델로, 개별 제품의 마진은 얇지만 글로벌 판매 물량이 상당하다. 따라서 특정 AP 업체 입장에서는 고정 비용을 분산시키는 ‘든든한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이 물량을 내부 사업부가 아닌 외부 업체에 맡긴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엑시노스가 빠진 이유는 가격?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이번에도 시스템LSI사업부의 엑시노스를 선택하지 않은 배경으로 가격 부담이 지목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 역시 제조원가 상승 압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 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갤럭시S26 일부 모델 탑재)과 달리 보급형 칩셋에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로 전작에 들어간 엑시노스 1330은 5나노 공정으로 제작됐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퀄컴과 미디어텍이라는 외부 업체로 물량이 돌아갔다. 이에 따라 삼성 시스템LSI사업부는 레거시 공정을 활용한 엑시노스 매출 기회를 상당 부분 놓치게 됐다. 보급형 라인업마저 빼앗긴 셈이어서, 사업부 내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양산 일정,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
삼성전자는 갤럭시A18 4G 모델의 완제품 양산을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 업계에 따르면 8월 10만대 수준으로 출발해 9월에는 240만대, 10월에는 250만대로 생산 규모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다만 이 수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 5G 모델의 경우 퀄컴의 부품 공급 준비 상황에 맞춰 양산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5G 모델 부품은 퀄컴 준비 상황에 연동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전작인 갤럭시A17은 지난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집계 기준, 5G 모델이 5위, 4G 모델이 9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저가형 모델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음을 방증한다. 삼성 입장에서는 물량이 보장된 제품인 만큼 이번 AP 전략의 성패가 더욱 주목된다.
AP 시장 지각 변동…삼성 엑시노스는 5위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AP 출하량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시그마인텔 자료에 따르면 삼성 엑시노스는 올해 1분기 2100만개를 출하하며 시장 점유율 7%를 기록, 5위에 머물렀다. 출하량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고 점유율도 1%포인트 상승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1위는 미디어텍(9700만개, 33%)이 차지했고, 퀄컴(7100만개, 24%), 애플(5300만개, 18%), 유니SOC(3000만개, 10%)가 뒤를 이었다. 화웨이 하이실리콘(1600만개, 5%) 역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저가폰 비중이 높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업계획을 축소하면서 미디어텍도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위축 속에서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의 보급형 라인 진입을 포기한 결정은, 단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실용적인 판단으로 읽힌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자체 AP 생태계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택이 향후 반도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선택이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체 AP의 미래를 위해 어떤 복안을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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