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2028년부터 PS 신작 디스크 생산 중단… 디지털 전환 가속화

2026년 07월 03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디스크 중단

디스크 생산 중단, 2028년부터 시행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플레이스테이션의 신작 게임 디스크 생산을 2028년부터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결정은 1일(현지시각) SIE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으며, 향후 5년 내에 물리 매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5(PS5)는 디스크 구동 모델과 디지털 전용 모델을 병행 판매 중이지만,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디스크 버전의 신작 출시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미국 CBS방송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신품 실물 게임 지출이 약 15억 달러(한화 약 2조 3305억 원)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물리 매체 지출은 2008년 116억 달러(약 18조 222억 원)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왔다. 이런 추세 속에서 소니의 결정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 패러다임의 전환, 중고 시장 타격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유통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디스크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중고 거래 시장이 위축되고, 소비자들은 자체 스토어인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내에서만 게임을 구매해야 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 타이틀로 새어 나가던 수익이 스토어로 흡수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구독 서비스와 디지털 다운로드 매출 확대를 동시에 노린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DVD 대여 시장을 무너뜨렸고, 스포티파이가 CD 유통을 대체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콘솔 게임도 이제 완전한 디지털 플랫폼 체제로 진입하는 분위기다. 소니는 이 흐름을 주도하며 플랫폼 독점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 유통 전략 재설계 불가피

콘솔 스토어의 30% 수수료는 이미 익숙한 조건이지만, 디스크라는 대안이 사라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플랫폼 의존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70달러(약 10만 8800원)짜리 신작을 팔면 21달러(약 3만 2600원)가 플랫폼 수수료로 빠져나간다. 이 같은 구조에서 국내 개발사들은 스토어 내 노출과 프로모션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영향을 받는 주요 타이틀로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꼽힌다. 이들 모두 콘솔 이식을 확장해 온 만큼 디스크 생산 중단 결정이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또한 록스타게임즈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6(GTA6)’의 박스판에 디스크 대신 다운로드 코드만 담기로 했다. 대작들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중소 게임사들도 오프라인 유통 대신 디지털 채널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디스크 자리는 SSD가 채운다

디스크가 사라진 빈자리는 저장장치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콘솔 게임 한 편의 용량이 100기가바이트(GB)를 넘는 사례가 늘면서,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하는 데 필요한 저장 공간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낸드플래시 기반 SSD 탑재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모두 공급하는 기업으로서 이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콘솔용 저장장치 수요가 전체 메모리 업황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버와 스마트폰향 수요가 여전히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업계 변화

소니의 이번 전환은 자체 플랫폼 가치를 끌어올려 기업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광학픽업 등 전통 부품사의 수주 감소가 우려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낸드플래시·SSD 공급사나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스토어 내 노출을 좌우하는 추천·마케팅 플랫폼의 수요도 커지지만, 동시에 알고리즘을 가진 플랫폼에 대한 종속도도 함께 높아진다.

오프라인 유통망에 의존해 온 중소 유통사는 매출 기반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결국 넷플릭스가 영화를, 스포티파이가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바꾼 것처럼, 소니는 게임 유통의 마지막 관문까지 디지털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셈이다. 이 변화가 게임 산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완성은 필연적인 흐름이지만, 중고 시장과 오프라인 유통이 사라지는 대가가 과연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선택일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유통 #디지털전환 #저장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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