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야지” 외친 배재고 학생들, 학교 징계 회부…응원 구호 논란 확산

2026년 07월 03일

배재고 스타벅스 구호 생활교육위

‘스타벅스 가야지’ 한마디가 불러온 여파

서울의 한 명문 고등학교가 야구 경기 중 불거진 응원 구호 문제로 내부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학생들이 특정 구호를 외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교육 당국까지 움직이게 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배재고 야구부 방문 점검 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는 문제의 구호를 가장 먼저 외친 2학년 A군과 B군 등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이들과 함께 행동에 동조한 다른 학생들을 추가로 회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회 초에 터진 구호, 상대팀 코치가 먼저 인지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가 한창이던 8회 초였다. A군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선창하자 주변 학생들이 곧바로 따라 불렀고, B군은 ‘탱크데이’라는 별도의 구호를 외쳤다. 이 장면을 처음 포착한 쪽은 광주일고 코치였다. 그는 이를 듣고 바로 심판에게 항의했다.

당시 배재고 수석코치(3루)는 학생들의 외침을 직접 듣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8회 공수교대가 이뤄진 뒤 더그아웃(선수 대기석)에서 광주일고 측의 항의 내용을 전해 들었고, 그제야 학생들을 불러 훈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배재고 코치진이 직접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찾아가 사과했다.

고교 야구 응원 구호의 관행과 논란의 경계

‘가야지, 가야지, ○○○○ 가야지’라는 형태의 구호는 고교 야구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응원 방식이다. 팀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 자리에 ‘안타치고’, ‘1번부터’, ‘상대잡고’ 등 다양한 단어를 넣어 변형하기도 한다. 이번에 등장한 ‘스타벅스 가야지’와 ‘탱크데이’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호가 상대팀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탱크데이’의 경우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연상시킬 가능성이 있어 논란의 불씨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학교 폭력이나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단순한 응원 구호가 징계 사안으로 비화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청, 현장 점검 후 후속 조치 예고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논란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배재고를 직접 방문해 조사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징계 절차가 적절히 진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추가 지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재고 측은 해당 학생들에 대한 생활교육위원회 회부를 공식 결정한 상태다. 학교는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올바른 응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부에서는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면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교가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단순한 유행 구호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이번 사건은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 무심코 쓰이는 응원 구호 하나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과연 학교와 교육 당국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건전한 응원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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