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부부가 건넨 1000년 은행나무 임명장…광명시장 취임식, ‘권력의 주인’을 보여주다

2026년 07월 02일

박승원 광명시장 시민주권 취임식

시민이 직접 건넨 ‘1000년 은행나무’ 임명장

광명시민체육관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20대 광명시장 취임식이 예년과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박승원 시장이 무대에 올라 ‘임명장’을 받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임명장을 건넨 사람은 상급 기관의 대표도, 당 관계자도 아닌, 올해 광명에서 첫 아이를 출산한 엄성민·양정연 부부였다. 시의 상징목인 은행나무로 제작된 이 임명장은 “모든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박 시장의 철학을 그대로 옮겨온 상징적 장치였다.

이 같은 형식 파괴는 단순한 퍼포먼스로만 읽히지 않는다. 지난 30여 년간 지역 활동가와 시의원, 도의원을 거치며 현장을 누벼온 박 시장이 3선 연임 후 첫 공식 일정을 ‘수여자’가 아닌 ‘수령자’로 위치시킨 데서, 그의 시정 철학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참석자는 “관 주도 행사에 익숙했던 시민들이 오히려 당황해할 정도로 참신했다”고 전했다.

‘민생·평화·연대’… 3대 가치로 엮은 4년 청사진

박 시장은 취임사에서 민선 9기를 관통할 3대 핵심 가치로 ‘민생, 평화, 연대’를 내세웠다. 그는 이 세 가지 가치를 각각 “삶을 지키는 현실”, “내일을 꿈꾸게 하는 미래”,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실천”으로 규정하며,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평화’라는 다소 무거운 단어를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식 가치로 채택한 점은 의도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남북 접경지가 아닌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도시 내 갈등 해소와 공존의 원칙을 강조하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경제·교통·복지·환경 등 각 분야별 청사진도 빠짐없이 제시됐다. 박 시장은 광명시흥 테크노밸리의 인공지능·바이오 산업과 3기 신도시의 문화 인프라, KTX광명역세권의 마이스 기능을 하나의 성장축으로 묶어 수도권 서남부 경제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진흥원 설립을 서두르고,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K-팝 공연장인 ‘K-아레나’를 중심으로 전시관과 미디어센터를 아우르는 복합문화클러스터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교통 혁명과 복지의 틀… 원도심 재정비에도 칼 빼들다

출퇴근 시민들의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박 시장은 여러 철도 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신천~하안~신림선의 노선 확정을 서두르고, 신안산선·월곶~판교선·GTX-D 및 G 노선 등 광역철도망의 추진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기 신도시와 여의도를 잇는 지하도로 개설, 서울 직결도로 개선 작업도 병행한다. 공공버스 증차와 자율주행 셔틀 도입 같은 생활 밀착형 모빌리티 계획도 포함됐다.

도시개발 측면에서는 원도심 재정비에 방점을 찍었다. 광명·하안·철산동 등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구역에 대해 도로, 상하수도, 주차장, 공원 등 필수 기반시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정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도서관과 체육관 같은 생활 인프라를 더해 구도심의 정주 여건을 신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본사회 1번지’ 꿈꾸는 복지… 그리고 절박한 시간 인식

복지 분야에서는 ‘기본사회 1번지’라는 야심 찬 비전이 제시됐다. 핵심은 영유아와 아동을 위한 완전무상 보육 체계 도입이다. 청년층에게는 제3청년동을 통한 성장 지원을, 어르신들에게는 재택의료센터 확대를 골자로 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적 발행액 1조 원을 넘긴 ‘광명사랑화폐’의 인센티브와 캐시백을 확대하고, 골목상권 배달비 지원도 넓혀 소상공인을 살리는 지역순환경제 모델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 부문에서는 시민 주도형 실천 운동인 ‘1.5℃ 기후의병’과 햇빛발전소 확충, 가학산 수목원 조성 등이 거론됐다. 박 시장은 “3선 시장으로서 4년이나 남았다는 안일함이 아니라, 4년밖에 없다는 절박함과 겸허함으로 광명의 미래 100년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하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각오를 넘어, 3선 중임의 무게를 ‘시간의 압박’으로 전환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취임식은 형식에 담긴 철학, 그리고 발표된 정책들의 밀도에서 전임기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이 ‘시민주권’이라는 원칙 아래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앞으로 4년이 그 답을 내릴 것이다.

#광명시 #박승원시장 #3선취임 #시민주권 #기본사회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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