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삼성 2나노로 자체 AI 칩 개발…엔비디아 의존도 낮추나

2026년 07월 03일

앤트로픽 삼성전자 칩 생산

AI 전용 칩, 왜 직접 만들려 하나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분야를 이끄는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공동 설립한 미국의 대표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그 중심에 섰다. 이 업체는 자사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드(Claude)’를 운영 중이며, 최근 삼성전자와 자체 AI 반도체 칩 생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2일(현지 시각)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생산 규모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들은 단순히 엔비디아 등 외부 GPU에 의존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맞춤형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하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으로 반격 준비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TSMC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2나노 공정에서의 기술력과 첨단 패키징 역량을 앞세워 새로운 수주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앤트로픽과의 논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신호로 읽힌다. 글로벌 AI 선두 기업이 삼성의 최신 공정을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업체들과 함께 앤트로픽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반도체 수요처와 공급처가 긴밀히 연결되는 AI 생태계의 특성상, 삼성전자는 고객사와의 관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PO 앞둔 앤트로픽, 1440조원 몸값의 배경

앤트로픽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가치를 약 1440조원(약 1조 달러)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인 오픈AI보다 더 높은 수치로, 시장이 앤트로픽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 사는지 보여준다. 클로드는 오픈AI의 GPT 시리즈와 함께 생성형 AI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최근 신약 개발 자동화 소프트웨어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를 공개하는 등 기업용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자체 칩 생산 계획은 IPO를 앞둔 앤트로픽의 밸류에이션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를 직접 제어할 수 있게 되면 AI 모델의 성능 최적화와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파운드리 협상은 장기적인 과정이며, 삼성전자 외에도 다른 파운드리 업체와의 병행 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 신호탄

앤트로픽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기업 간 협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GPU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구글(TPU), 아마존(트레이니움), 마이크로소프트(자체 칩 개발) 등 주요 AI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앤트로픽도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AI 반도체 공급망이 과거의 수직적 구조에서 보다 분산된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대형 AI 고객사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TSMC의 견고한 기술 리더십과 고객 충성도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앤트로픽과의 협력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앤트로픽이 다양한 파트너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업체와 동시에 논의 중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번 논의가 구체적인 결과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AI와 반도체 산업의 교차점에서 펼쳐지는 이 협상은 향후 기술 패권 경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 #삼성전자 #AI반도체 #파운드리 #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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