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60개 AI 에이전트 팀워크로 연구 도구 통합…’클로드 사이언스’ 베타 공개
2026년 07월 02일

챗봇이나 코드 보조 수준을 넘어선, 연구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등장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는 생명과학부터 유전체학까지, 연구자들이 흩어진 도구들을 오가며 겪어야 했던 비효율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펍메드(PubMed)에서 논문을 검색하고, 주피터 노트북(Jupyter Notebook)이나 R 환경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며, HPC 클러스터 터미널까지 따로 다뤄야 했던 연구자들에게 단일 인터페이스는 혁명적인 변화로 다가올 수 있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며, 클로드 프로(Claude Pro) 이상 유료 플랜 사용자라면 macOS와 리눅스(Linux) 환경에서 이용 가능하다.
60개 이상의 전문 에이전트가 ‘팀워크’를 발휘한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다중 에이전트(Multi-Agent) 구조에 있다. 사용자는 하나의 중앙 조정 에이전트(Coordinating Agent)와 대화하지만, 실제론 유전체학, 단일세포 분석, 단백질체학, 화학정보학(Cheminformatics) 등 분야별로 특화된 60개 이상의 기술(Skill)과 커넥터(Connector)가 동시에 작동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새로운 전문 에이전트를 생성해 복잡한 작업을 병렬로 처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별도로 존재하는 검토 에이전트(Reviewer Agent)가 논문 인용의 정확성, 수치 계산의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오류를 바로잡는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구조가 AI 결과물에 대한 연구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했다.
논문 수준 결과물을 ‘자연어 명령’으로 수정하고, 모든 과정을 기록한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단순한 답변 생성에 그치지 않는다. 그래프, 도표, 논문 초안, 데이터 분석 결과를 자동으로 생성하며,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기록한다. 특히 단백질 3차원 구조나 유전체 브라우저 트랙, 화학 구조식 같은 과학 특화 시각 자료를 기본 지원한다. 연구자가 생성된 그래프에 대해 “격자선을 제거해 달라”거나 “축을 로그 스케일로 변경해 달라”는 자연어 명령을 내리면, 에이전트는 관련 코드를 즉시 수정해 재생성한다. 모든 결과물에는 생성 코드, 실행 환경, 대화 기록이 함께 묶여 저장되므로 수개월 혹은 수년이 지나도 연구 재현과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HPC부터 민감 데이터까지: 인프라 관리의 부담을 덜다
대규모 단백질 구조 예측이나 유전체 분석처럼 막대한 계산 자원이 필요한 연구는 종종 GPU 클러스터나 HPC 환경을 요구한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직접 작업 계획을 세우고 클러스터에 제출한 뒤 결과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이 과정을 자동화한다. AI 에이전트가 분석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 자원을 요청한 뒤 사용자 승인을 거쳐 HPC 클러스터나 모달(Modal) 클라우드에 작업을 제출한다. 단일 GPU에서 수백 개 GPU까지 자동 확장도 가능하다. 또한 연구 세션 내에서 문맥(Context)을 유지하기 때문에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불러올 필요가 없다. 보안 측면에서도 플랫폼은 연구실의 노트북, 리눅스 서버, HPC 로그인 노드 등 기존 인프라 위에서 동작한다.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나 의료 정보 같은 민감 자료가 외부 클라우드로 이동하지 않으며, AI 모델에는 분석에 필요한 최소한의 문맥만 전달된다. 앤트로픽은 이를 통해 데이터 주권 문제를 해결하고 생명과학 기관들이 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데이터베이스, 하나의 창에서 동시 검색
생명과학 연구는 유니프로트(UniProt), 단백질 데이터뱅크(PDB), 앙상블(Ensembl), 리액톰(Reactome), 클린바(ClinVar), 켐블(ChEMBL), 지오(GEO) 등 수백 개의 데이터베이스에 분산되어 있다. 각각 검색 방식과 데이터 구조가 달라 연구자들은 개별적으로 탐색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전문 에이전트들이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동시에 검색하고 결과를 통합 분석해 보여준다. 여기에 엔비디아(NVIDIA)의 바이오네모 에이전트 툴킷(BioNeMo Agent Toolkit)과의 연동도 지원된다. 이를 통해 에보 2(Evo 2) 같은 유전체 기반 기초 생물학 모델을 비롯한 주요 생명과학 라이브러리를 활용할 수 있다. 연구 환경이 파편화된 지 오래인 생명과학 분야에서, 이 플랫폼이 얼마나 실제 연구 효율을 끌어올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전망: AI가 실험실의 ‘운영체제’가 될까
클로드 사이언스는 아직 베타 단계이지만, 연구자들이 수많은 도구를 오가며 쏟던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연구 워크플로우 자체를 재설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앤트로픽의 이번 시도는 생명과학과 의료 분야의 발견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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