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여름캠프’ 선밸리 재개막… 베이조스·저커버그·쿡 등 글로벌 IT·금융 거물 총출동
2026년 07월 01일

매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조용한 휴양지 선밸리가 전 세계 최고 부유층 인사들로 북적인다. 이른바 ‘억만장자의 여름캠프’로 불리는 이곳에선 올해도 어김없이 글로벌 IT·금융·미디어 거물들이 한데 모인다.
올해 행사는 현지시간 기준 7일부터 11일까지 5일 일정으로 열린다. 주최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지만, 장소 이름을 따 ‘선밸리 콘퍼런스’로 더 유명하다. 1983년 시작된 이 모임은 원래 비공개 성격이 강했으나, 참석자 면면이 워낙 화려해 매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구글·오픈AI… 초호화 라인업 완성
올해 행사 참석 명단에는 어김없이 무게감 있는 이름들이 올랐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서는 팀 쿡 CEO에 이어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는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도 함께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업계를 대표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자리한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세상’을 주제로 논의를 펼칠 계획이다. 행사장은 공식 석상이라기보다 자유로운 대화와 네트워킹이 중심이 되는 분위기로 유명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곳에서 오간 인연이 실제로 대규모 M&A(인수합병)나 전략적 제휴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이재용, 2년 연속 참석… AI 협력 시동 거나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올해 선밸리 무대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석이 관측되는 가운데, 업계는 그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원진 당시 삼성전자 사장(글로벌마케팅실장 겸 VD사업부장)과 함께 이곳을 찾아 AI 사업 협력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공을 들인 바 있다.
이 회장과 선밸리 인연은 각별하다. 그는 상무 시절이던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빠지지 않고 행사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특히 2014년 행사에서는 팀 쿡 애플 CEO와 만난 뒤,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전격 철회하는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는 선밸리가 단순한 사교 모임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상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법정에서도 언급한 ‘가장 중요한 출장’… 사법리스크 이후 본격 행보
이 회장은 2017년 구속 수감 중이던 법정에서 “선밸리 출장은 1년 중 가장 바쁘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직접 언급할 정도로 이 행사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장기간 불참을 이어오다 지난해 9년 만에 다시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귀국 직후인 지난해 7월 17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으며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올해 선밸리에서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더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특히 오픈AI 샘 올트먼 CEO와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사업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행사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행사 이후에나 조금씩 알려질 전망이다.
글로벌 네트워킹의 최전선… 이재용의 선택이 주는 의미
선밸리 콘퍼런스는 단순한 사기(士氣) 진작이나 홍보용 자리가 아니다.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이들이 느슨한 형태로 만나 서로의 전략을 가늠하고, 때로는 협력의 씨앗을 뿌리는 장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이 행사 참석 직후 무죄 판결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그의 발걸음은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복귀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AI·반도체 업계에서 어떤 초석을 다질지, 선밸리에서의 대화가 실제 협업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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