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국정조사 자료 제출 ‘부실’에 한목소리 비판
2026년 07월 01일

국회가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꾸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 여당과 야당이 뜻밖의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요구한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며 한결같이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위원회는 1일 진행된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여야 의원들은 선관위의 대응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자료 제출 시점과 내용이 엉망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간사인 서범수 의원(울주군)은 전날 오후 6시 18분이 되어서야 겨우 2권의 자료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료를 받고 확인하려고 선관위에 전화를 걸었지만, ‘일과시간 후’라는 자동 응답만 들렸다”며 당시의 난감한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역시 “1차 기관보고 때도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고 자료 상태도 엉망”이라며 “민원 내역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질타했다.
‘기록 부존재’와 ‘5년치 보관’…의원들이 꼬집은 비일관성
자료 관리 체계에도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투표지 부족 당일 지역별 초기 대응 보고서를 요청했으나, 선관위는 “해당 사안을 사건·사고로 인지하지 않아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만만하게 보여선 안 된다”며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다음 주 내내 회의를 계속 열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배우자의 해외 출장 문제를 집중 추궁한 주진우 의원(국민의힘)의 발언도 주목받았다. 그는 전임 위원장들의 배우자 동반 해외 출장 내역을 요구했지만, 선관위로부터 “5년치만 보관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위원장 임기가 5년인데 딱 5년치만 보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고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위 직무대행 거취 놓고 벌어진 날선 대립
회의장에서는 위철환 중앙선관위 직무대행의 사퇴 여부를 두고도 격론이 오갔다. 서범수 의원은 축구협회와 선관위를 비교하며 직무대행을 압박했다. 그는 “투표용지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홍명보 감독 체제 아래 축구협회에 대한 분노 중 어느 쪽이 더 클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두 기관의 실패가 유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위 직무대행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금 사퇴는 더 큰 혼란을 야기해 국민과 위원들에게 죄송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자리 유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욕설 의혹’으로 번진 공방…여야 자중 촉구 목소리도
이날 오전 회의는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공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 의원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진 상태였고 욕설한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범수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막말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 분명히 있었다”고 맞서면서 여야 간 신경전이 격화했다.
국정조사가 시작도 전에 정치 공방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진상 규명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자료 미흡을 비판한 배경에는 투명성 부족에 대한 공통된 불만이 깔려 있으나, 이번 국조가 순수한 진상 규명보다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번 국정조사는 단순히 한 때의 실수를 따지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선거라는 국가적 중대 사안을 총괄하는 기관이 어떻게 해야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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