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번아웃 시대, 서울 충정사 ‘선명상 치유센터’ 7월 6일 문 연다
2026년 07월 03일

서울 남산자락에 자리한 충정사가 7월 6일부터 ‘선명상 치유센터’를 정식 운영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요 종책으로 밀어온 ‘선명상 대중화’ 프로젝트가 마침내 구체적 결실을 본 셈이다.
이번 센터는 조계종 미래본부 산하 국민평안 선명상중앙본부(본부장 일감스님)가 직접 기획·운영을 맡았다.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은 “서울의 중심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치유의 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센터는 단순한 사찰 내 프로그램을 넘어, 앞으로 전국 사찰로 확산될 ‘표준 모델’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우울증과 번아웃 증후군이 일상화된 시대,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선(禪)’을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재해석한 이번 시도는 교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종단 차원의 첫 번째 실질적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정관념 깬 프로그램… 반려견·야간·어린이 명상까지
센터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도심 접근성’과 ‘대중성’이다. 그동안 선 수행이나 명상은 깊은 산속 사찰이나 며칠짜리 템플스테이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충정사는 이런 장벽을 허물기 위해 직장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다. 가부좌를 틀고 하는 좌선, 느린 걸음으로 깨어있음을 연습하는 걷기명상에 더해, 현대 심리학에서 효과를 입증한 MBSR(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이 접목됐다. 둘째, 오감(五感)을 통한 치유다. 싱잉볼 명상과 차(茶) 명상이 요일별로 진행된다. 셋째, 신체적 역동성이다. 정적인 명상이 낯선 이들을 위해 한국 전통 무예를 응용한 ‘선무도’도 도입됐다.
눈에 띄는 점은 시대 변화를 반영한 파격적인 시도들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견 명상’은 1,500만 반려인 시대에 맞춰 기획됐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참여할 수 있는 ‘야간 명상’,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선명상’ 등도 마련됐다. 이는 명상이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휴식의 한 형태임을 보여준다.
화려함 대신 내실… 7월 한 달간 전면 무료
센터는 개원식 대신 내실을 다지는 쪽을 택했다. 7월 10일 오전 10시, 조계종 선명상위원장 금강스님을 초청한 ‘선명상 특강’이 첫 공식 행사로 열린다. 금강스님은 도심 속 선명상의 방향과 일상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구체적 방법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7월 한 달간 진행되는 시범 운영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개방된다. 명상에 관심은 있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비용 부담 없이 전문적인 명상을 체험할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운영 측은 지도법사와 실무 전문가를 센터에 상근 배치해 체계적인 관리를 약속했다. 매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지도자를 초빙해 프로그램 질을 높일 방침이다.
글로벌 수요에 대비해 ‘외국인 전담 지도법사’도 별도로 배치됐다. 남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전통 불교의 지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템플스테이와 연계, ‘K-명상’의 세계적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외부 명상 프로그램 운영자들을 위한 공간 대관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단순 종교 아닌, 현대인의 필수 해법”
국민평안 선명상중앙본부장 일감스님은 “선명상은 수천 년 내려온 과학적 마음 수행법이자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치유할 가장 절실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삭막한 빌딩 숲 사이에서 누구나 쉽게 찾아와 진정한 쉼을 얻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도심 속 명상 문화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정신적 피로감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전통 수행법이 도심 속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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