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문재인, 청와대 첫 공식 오찬…비빔밥에 담긴 ‘통합’ 메시지
2026년 07월 01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두 사람은 그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등에서 조우한 적이 있으나, 현직 대통령이 전임자를 공식적으로 청와대에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자리에는 비빔밥 등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들이 오르며,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통합’의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사이의 균열이 표면화되고 있는 정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시간 동안 나눈 민생·외교·균형발전
오찬은 약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인 홍익표 씨는 브리핑을 통해 “두 분이 산책도 함께하며 민생, 경제, 외교안보, 국민통합, 국가균형발전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이끄는 ‘국민주권 정부’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유산을 계승해 더 나은 민주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홍 수석은 “두 분은 국민주권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했고, 문 전 대통령도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외연 확장’ vs ‘당내 단합’…한 목소리 속 미묘한 온도차
이날 회동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통합’이라는 공통된 화두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접근 방식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려면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야 한다”며 외부 세력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내 단합이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먼저 뭉치고, 나아가 민주 개혁 진영, 촛불 혁명을 함께한 세력들까지 큰 단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친명계와 비명계 간 소외감을 우려한 발언으로, 전통적 주류 세력을 배제해서는 진정한 통합이 어렵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정권 비판으로 이어진 대화
두 사람은 정국 핵심 이슈인 호남 지역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광주·전남 행사를 언급하며 “우리 정부 때 서남해안에 풍력·태양광을 투자한 게 RE100 산단과 대형 반도체 프로젝트의 기반이 됐다”고 이 대통령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시절을 비판하며 “대통령님께서 5년간 만든 성과가 많이 훼손됐다. 지금은 그걸 정상화하는 작업과 새로운 과제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 대화는 단순한 예우를 넘어, 현 정권이 전임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이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당대회 앞둔 민주당, 이번 회동의 진정성은?
이번 오찬은 겉으로 보기엔 화기애애했지만, 그 배경에는 여당 내부의 치열한 계파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포용함으로써 ‘분열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당내 통합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문 전 대통령 역시 ‘당내 단합’을 강조한 점은 친문계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지나친 외연 확장이 당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통합’을 외쳤지만, 그 방향성에서 드러난 미묘한 차이는 향후 민주당의 노선을 둘러싼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회동이 단순한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계파 갈등 해소의 전환점이 될지는 전당대회 이후의 당내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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