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회장 ‘대표팀 감독 선임 개입’ 의혹,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수사 확대
2026년 07월 02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둘러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개입’ 의혹 수사가 서울경찰청 차원으로 확대됐다. 기존에 이 사건을 담당하던 종로경찰서가 수사 기록 전체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넘겼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과 종로경찰서는 지난 1일, 종로서가 접수했던 정 회장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 산하 부서로 이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종로서 관계자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로써 경찰은 기존의 지역 경찰서 차원에서 벗어나, 보다 광범위한 수사 권한과 전문성을 갖춘 본청급 조직을 통해 이 의혹을 파헤칠 수 있게 됐다.
2년째 진척 없는 수사…법원 판결 이후 움직임 재개
이 사건은 지난 2024년 7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내용의 고발이 잇따라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종로경찰서는 총 8건의 고발장을 배당받아 정 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이사 등 관계자들을 조사해왔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였다. 고발 접수 이후 약 2년이 흐르는 동안 경찰은 법리 검토 단계에 머물렀고, 실질적인 수사 진전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사이 행정법원에서는 같은 쟁점을 다룬 1심 판결이 내려졌고,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각각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수사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소송 1심 판결이 지난 4월 나온 만큼, 재판 절차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수사가 더뎠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경찰이 행정법원의 판단을 어느 정도 예의주시하면서 수사 방향을 결정하려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핵심 쟁점은 ‘부당 개입’…두 명의 감독 선임 과정
이번 의혹의 핵심은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 과정에서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거나 외부 압력을 행사했다는 데 있다. 특히 의혹의 초점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현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로 나뉘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한국 축구 사령탑으로 부임하기까지 협회 내부의 이견 조율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의 경우 더 직접적인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당시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하는 과정에서 정식 공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특정 인사를 밀어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의혹들은 단순한 감독 선임 문제를 넘어, 한국 축구 행정 전반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대표팀 감독 선임은 협회의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인데, 그 과정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으면 협회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 향방과 전망…추가 조사 여부가 관건
사건을 이관받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우선 종로경찰서가 그동안 축적한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이후 정몽규 회장 등 피고발인을 상대로 한 추가 조사가 필요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수사 초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될 전망이다. 첫째, 정 회장이 실제로 감독 선임 과정에 구체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다. 둘째, 그러한 개입이 있었다면 그것이 정당한 절차를 위반한 것인지, 아니면 협회장의 고유 권한 범위 내에 있었던 행위인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다.
과거 대한축구협회는 유소년 대표팀 운영 등과 관련해 비슷한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지만, 국가대표팀 성인 감독 선임이라는 최고 의사결정을 놓고 경찰 수사로 이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수사의 결과는 협회의 거버넌스 시스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가 단순한 ‘고발 처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조사와 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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