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승 전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 전문가로 전남광주통합시 인수위 이끈다
2026년 07월 01일

민형배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공식 출범 전부터 반도체 산업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신호는 인수위원회 수장 자리였다. 시장직 인수 작업을 이끄는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정은승 전 삼성전자 사장이 발탁된 것이다. 이 위원회는 모두 7개 분과,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통합시의 뼈대를 설계하는 핵심 조직에 반도체 분야 최고 전문가를 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 전 사장은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인물로 업계에서는 검증된 전문성으로 평가된다. 그의 경력과 현재의 정치적 맥락을 연결해 보면,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력 충원 차원을 넘어 광주·서남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적어도 초기 구도는 삼성 출신 인사를 통한 산업 연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왜 삼성 출신을 했겠느냐”…민 시장의 화법이 드러낸 의도
민 시장은 지난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사업 구상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남겼다. 그는 “반도체 관련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왜 삼성 출신을 위원장으로 앉혔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이 발언은 인사 배경에 깔린 전략적 동기를 사실상 공개한 셈이다. 그의 언급 속에 담긴 ‘사전 준비’와 ‘의도된 선택’이라는 뉘앙스는 통합시 출범 이후 반도체 정책이 단기적 홍보용이 아니라 장기 로드맵 위에서 움직일 것임을 암시한다.
실제로 통합시 안팎에서는 정 위원장이 그동안 대전환기획위원회에서 행정·산업·균형발전 방향을 설계해 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위원회가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다만 구체적인 부지 선정, 투자 유치 규모, 삼성전자와의 공식 협력 여부 등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일부 지역 전문가는 “반도체 산업은 초기 인프라 조성에 막대한 자본과 장기간의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통합시가 기존의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가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통합시의 첫 도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초기부터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지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지역은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가 오랜 숙원으로 남아 있었다.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설계부터 후공정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지역의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할 여지가 크다. 정 전 사장의 시스템 반도체 전문성은 이 점에서 민 시장에게 적확한 카드였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대규모 용수와 전력, 숙련된 기술 인력이 동시에 확보되어야 한다. 통합시가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예산과 규제 완화를 얻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삼성전자 외에도 여러 팹리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단독으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성공시킨 사례가 국내에 많지 않다”며 “도시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합시의 미래, 반도체에 달렸다
민형배 시장의 인수위 구성과 발언은 그가 반도체 산업을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통합시의 정체성 자체로 삼으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세운 구도가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출발점은 명확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반도체 도시’로 발돋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것인지는 앞으로 수년간의 정책 추진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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