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자녀 배재고 진학 위해 이사’ 발언… 교육감의 공정성 논란
2026년 07월 03일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전국수영대회 시상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한 발언이 정치권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자녀를 배재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거주지를 옮겼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말이 대회 영상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교육감이 특정 학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엘리트 학교’ 발언의 민감한 맥락
조 교육감이 거론한 배재고등학교는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명문 사립고로, 해마다 높은 대입 성적을 내며 ‘교육특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학교 중 하나다. 교육감은 공교육의 평등을 책임지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학교를 ‘목표’로 삼아 이사했다는 발언이 스스로의 정체성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감이 자녀 교육을 위해 지역 이동을 감행했다는 대목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일반 학부모들과 다를 바 없는 선택을 하면서 공정한 교육을 외칠 자격이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여야 정치권, 즉각 반응
이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신속하게 반응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조 교육감이 “진보 교육감의 위선을 스스로 드러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면 교육감실 관계자는 “축사 자리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가벼운 농담으로 언급한 것일 뿐, 특정 학교를 홍보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이 오히려 ‘교육감 본인도 명문학교를 선호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는 역공을 받으며 논란은 더욱 확전되는 양상이다.
한국 교육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
이번 논란은 단순한 실언을 넘어 한국 사회 깊이 뿌리박힌 교육 불평등 구조를 다시 한 번 조명하게 했다. 학군을 따라 이사하는 ‘학군 수요’는 비단 조 교육감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강남과 목동, 분당 일대에는 자녀 교육을 이유로 이주한 가정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교육감의 발언이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한국 중산층의 보편적 교육 열망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공교육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무심코 확인해줌으로써 ‘교육 특권’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를 강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사과와 추가 해명, 그리고 앞으로의 쟁점
조 교육감은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대신 “더 포용적인 교육정책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태도가 논란을 잠재우기보다는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관련 청문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육계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교육 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감의 발언 한마디가 학부모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의 언어와 행동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공공의 신뢰와 직결됨을 뼈저리게 보여줬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 자유를 공교육 수장이 정당화하는 듯한 인상을 준 대목은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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