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 잇따라 상향… 삼성증권 최고 1만2600포인트 제시
2026년 07월 03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내 지수 상단을 1만2600포인트로 제시하며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치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 5월 초 8400포인트, 같은 달 말 1만1000포인트에서 불과 두 달여 만에 빠르게 수정된 수치다. KB증권은 1만2000포인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만1000포인트를 각각 전망했다. 이밖에 현대차증권(1만2000포인트), DB금융투자(1만1700포인트), 대신증권(1만1500포인트) 등이 1만선 이상을 점쳤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전망은 더욱 파격적이다. JP모건은 낙관 시나리오 기준으로 최고 1만5000포인트까지 제시했고,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기업 밸류업 모멘텀을 높이 평가하며 코스피 상단을 1만2000포인트까지 열어뒀다. 이처럼 증권가가 ‘만스피(코스피 1만) 시대’를 확신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업종의 압도적인 실적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가 이끄는 상승…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핵심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를 이끌 주도 업종으로 단연 반도체를 꼽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이 힘을 받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반기 코스피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력한 주가 상승이 견인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에이전틱 AI 전환으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향후 변수로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이 있지만, AI 투자는 금리가 높아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분기 말 수준의 반도체 가격이 거의 상승하지 않아도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은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이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고, 엔비디아 CEO도 AI 수요가 포물선처럼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경우 코스피 목표치를 1만2500포인트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밋빛 전망 속에 숨은 변수…고환율·美 금리 정책 경계
하지만 모든 증시 전문가들이 낙관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반기 강세장을 예상하면서도 변동성을 자극할 매크로 변수들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로는 장중 155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및 금리 정책 방향이 지목된다.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이 다시 커지거나 환율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단기적으로 지수가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도 증시 방향성과 무관하게 강세장·약세장 모두 고변동성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박스권 진입만이 변동성 진정의 유일한 경로가 될 가능성이 높고, 박스권 내에서도 평년 수준의 변동성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단을 8400포인트로 제시하며 “현재로선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 한 ROE가 13% 이하로 떨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업 밸류업과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변수 해소 열쇠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증권가가 하반기 코스피 1만선을 자신하는 근거는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에 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12개월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미국 S&P 500 지수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충분히 적용 가능한 밸류에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잠시 둔화됐던 기업 이익 모멘텀은 3분기부터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힘을 싣는다. 결국 하반기 증시의 향방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얼마나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는지, 그리고 대외 변수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낙관적인 전망만 놓고 보면 투자 심리는 한껏 고무될 수 있지만, 단기적인 환율·금리 충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변동성에 대비한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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