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코스트코·신세계·스타필드 동시 추진…지역 상권 판도 흔들리나
2026년 07월 01일

충북 청주시에 대형 유통시설 세 곳이 거의 동시에 둥지를 틀 준비를 하면서 지역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 대형 백화점급 시설, 복합쇼핑몰이 각각 다른 구에 들어서는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진행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원구 밀레니엄타운에는 코스트코가 입점을 추진 중이며, 흥덕구 테크노폴리스에는 신세계 유통시설이, 같은 청원구 율량동에는 엔포드 호텔 스타필드 빌리지가 각각 계획돼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 ‘공정한세상’이 지난 1일 충북경제사회연구원과 공동으로 집담회를 열었다. 장소는 청주시첨단문화산업단지 나눔마당이었으며, 정삼철 공정한세상 경제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는 강락현 전북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인근 전북 익산 지역의 유사 사례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발표 후에는 이만형·주영진 교수 등 학계 전문가, 청주시 최원근 경제일자리과장, 청주시활성화재단 황종대 대표이사, 박형채 충북소상공인연합회장, 이명훈 충북상인연합회장 등 10여 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짧은 시간에 세 곳이라면…” 참석자들 한목소리로 우려
집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한결같이 걱정을 내비쳤다. 짧은 기간 안에 대형 유통시설 세 곳이 동시에 문을 열 경우 기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입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자영업자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참석자들은 시와 유관기관, 소상공인 단체, 유통업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협치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상생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공정한세상 측은 이후 구체적인 행동 계획도 내놓았다. 이 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이해 관계자 전원이 참여하는 협의회 또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형유통시설 입점에 따른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대안과 상생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한 내용을 민선9기 청주시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계획대로 추진”…속도 조절 가능할까
반면 행정의 수장인 이장섭 청주시장의 입장은 단호한 편이다. 그는 최근 인수위원회 과정에서 불거진 대형유통시설 중단 논란에 대해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못 박았다. 개발과 상권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읽히지만,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유통업계의 공급 과잉 우려다. 이미 청주 지역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창고형 할인매장과 프리미엄 쇼핑몰까지 추가되면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은 더욱 좁아진 생존 공간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형 유통시설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일자리 창출과 배후 주거 지역의 가치 상승, 세수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혜택이 지역 내 골목상권의 피해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익산 사례가 주는 교훈…선제적 상생 장치 절실
이번 집담회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발표는 전북 익산 지역의 경험담이었다. 강락현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익산에서 대형 유통시설이 입점한 이후 지역 상권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같은 ‘지방 중소도시’라는 점에서 청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익산의 경우 대형 유통시설 진입 이후 인근 전통시장의 매출이 급감했고, 일부 점포는 폐업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해당 지역에 유입된 유동 인구가 인근 소규모 상권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이처럼 단순한 ‘찬성과 반대’를 넘어 복합적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집담회 참석자들은 “단순히 반대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향 범위를 정밀하게 예측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는 물론 학계와 행정기관이 참여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속도’와 ‘방향’이 관건
현재 청주시가 추진 중인 세 건의 대형 유통시설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는 인허가 절차가 거의 마무리 단계인 반면, 다른 일부는 아직 초기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전체 일정을 조율하거나 잠시 속도를 늦추는 방식의 조정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심은 행정당국이 지역 상권의 특성과 변화 가능성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소상공인 단체는 물론 유통업체, 지자체, 학계가 한 테이블에 모여 실효성 있는 상생 방안을 도출할지가 향후 청주 지역 경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조건적인 규제나 반대보다는, 기존 상권과 대형 유통시설이 공존할 수 있는 ‘똑똑한’ 모델을 찾아내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주시가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국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업계와 지역 주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주 #대형유통시설 #골목상권 #소상공인 #상생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