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 취임 첫 결재로 ‘반도체 초격차’ 카드 꺼내들다

2026년 07월 01일

추미애 K-반도체 혁신

첫 결재의 의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선 9기 첫 공식 결재로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K-반도체 혁신대책’에 서명한 것. 이는 취임식 직후 이뤄진 첫 번째 행정 결정으로, 새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도지사 직속으로 ‘반도체전략위원회’를 꾸려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 차원에서 이미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집적 단지를 보다 빠르게 완성하고, 생태계를 한층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취임 첫날 가장 핵심적인 산업 정책부터 꺼내 든 것은 그만큼 반도체를 민선 9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강한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러한 분석은 경기도가 용인·평택·화성·이천 등 경기남부 일대에 이미 포진한 반도체 생산 시설과 연구 인프라를 하나의 완결형 클러스터로 묶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과도 맞닿아 있다.

3대 전략과 구체적 목표

추 지사가 결재한 혁신대책은 세 가지 핵심 전략으로 구성됐다. 첫째는 ‘세계 최대 K-반도체 생태계 조기 완성’, 둘째는 ‘반도체 속도전’, 셋째는 ‘K-반도체 생태계 미래성장 전략’이다.

특히 속도전 전략에 담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기간 단축과 생산능력 5년 내 2배 확대 목표가 눈에 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망이 재편되는 시점에서, 생산 능력을 빠르게 늘려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전력, 용수, 도로 등 핵심 기반 시설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포함시켰다.

또 추 지사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팹리스 기업 200개 확충’도 이번 대책에 실렸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만 전담하는 기업으로, 생산 시설 없이도 혁신적인 반도체 칩을 개발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다. 경기남부에 생산 거점이 밀집된 점을 감안하면, 설계와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수직 계열화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진 체계와 협력 방안

이러한 대책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도는 이중적인 협력 구조를 마련했다. 우선 도지사 직속 ‘반도체전략위원회’를 신설해 정책 추진력을 확보한다. 여기에 중앙정부, 국회, 기초자치단체 등이 함께하는 ‘K반도체 클러스터 완성 협의체’도 별도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경기도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과도 긴밀히 맞물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는 막대한 예산과 부지, 용수·전력 인프라가 동시다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단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중앙정부의 규제 완화와 예산 지원이 병행되어야만 속도감 있는 진행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 지사는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가 경기도로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기에 지방세수 증가분을 지역 산업 재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반도체 산업의 전환점?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의 ‘K-반도체 벨트’ 구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공장이 밀집돼 있고, 협력사와 연구소도 다수 포진한 지역이다. 여기에 더해 팹리스 기업 육성까지 더해지면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조성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적기 지원은 여러 부처와 지자체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실제 속도가 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대규모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추 지사의 첫 결재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향후 5년, 10년의 방향성을 먼저 그린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 만큼, 경기도가 이번 전략을 얼마나 구체화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느냐가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K반도체 #추미애 #반도체클러스터 #경기도정책 #팹리스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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