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년, 닷컴 버블의 영광과 추락…나스닥을 꿈꾼 작은 시장의 기록”
2026년 07월 01일

1996년 오늘, 한국 증시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코스닥 시장이 공식 출범한 것이다. 당시 미국의 나스닥을 모델로 삼아 설계된 이 시장은, 초기 상장사 수가 300곳에 불과했고 시가총액은 7조 6천억 원으로 매우 작은 규모였다. 이런 작은 덩치는 곧 작전 세력에게는 매력적인 사냥터로 인식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닷컴 버블의 영광과 처참한 몰락
코스닥이 유일하게 전성기를 누린 시기는 2000년 초의 닷컴 버블 때였다. 당시 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개인투자자가 단 37주 매수 주문만으로 특정 기업의 주가를 3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5배나 폭등시킨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고, 전체 거래 종목의 절반인 203개 종목이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999년 700대에 머물던 코스닥 지수는 이듬해 3월 2925.5라는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자 상황은 급반전됐다. 지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고, 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120조 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년째 벗어나지 못한 400~700 박스권
닷컴 버블 이후 코스닥은 길고 긴 침체의 늪에 빠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역대 최저점인 268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그 후로도 이 시장은 대부분의 기간 동안 400에서 700 사이의 좁은 박스권을 맴돌았다. 올해로 개장 30주년을 맞았지만 상황은 더욱 초라하다. 30년 전 시작 지수인 1000을 아직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가 약 2배 가까이 급등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 경제평론가는 “코스닥에도 투자할 만한 기업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며, 동시에 부실하거나 성장성이 없는 기업들은 조기에 퇴출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과 시장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기로
지금 코스닥은 또 하나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투입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추진하는 등 시장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코스닥이 본연의 역할인 혁신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 시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른 살이 된 이 시장이 앞으로도 코스피의 그늘에 가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지, 아니면 약속된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른 살 코스닥이 제2의 닷컴 버블 같은 거품이 아닌, 건강한 성장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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