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년, 여전히 요원한 ‘천스닥’…1000포인트 벽과 코스피와의 격차 심화
2026년 07월 02일

1996년 7월, 1000포인트로 첫발을 내디딘 코스닥 시장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기준지수 1000포인트는 여전히 넘지 못하고, 최근 920선에서 거래를 마감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내놨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천스닥’이라는 조어가 무색할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두 시장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코스닥은 출범 직후 IT 붐을 타고 단 3년 만에 2900선까지 치솟으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롬기술, 드림라인 같은 벤처기업들이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지수는 500선까지 곤두박질쳤고, 당시 주목받던 기업들 대부분이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급등락은 이후에도 되풀이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갉아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버블의 부침과 ‘알짜’ 기업들의 이탈
코스닥의 가장 큰 고민은 핵심 기업들이 속속 코스피로 옮겨가면서 시장의 체급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과거 대장주로 군림했던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등은 모두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고, 시장 전체의 질적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스닥이 혁신기업의 요람이 아니라, 코스피에 입성하기 위한 ‘준비 무대’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율은 코스피 시장과 비교해 약 2배에 달한다. 부실기업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부실기업 집합소’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동국대 경영학과 이준서 교수는 “코스닥이 코스피의 이중대 역할만 하고 있다”며 “첨단 전략 산업에 속하는 기업군을 별도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계기업’ 집합소? 상장사 셋 중 하나는 이자 감당도 어려워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부진 원인으로 혁신기업보다 테마주나 부실기업이 판을 치는 구조를 꼽는다. 불공정 거래와 시세 조종이 반복적으로 적발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위험한 시장’으로 인식하게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이란 이름만 들어도 주가 조작이나 악재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 같은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자금 유입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코스닥 체질 개선 방안’을 내놨다.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상장 폐지하고, 시장을 1부와 2부로 나누는 승강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이전 상장을 제한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기관 투자자의 유입을 촉진하는 강도 높은 대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개혁안, 근본 대책은 여전히 과제로
서른 살을 맞은 코스닥은 부침 속에서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으려면 시장 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단순한 규제 강화만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되살리기 어렵다.
앞으로 코스닥이 ‘테마주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한 기술주 중심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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