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주년, ‘동전주’ 퇴출 가속화…시장 신뢰 회복 위한 체질 개선 로드맵 공개
2026년 07월 01일

코스닥시장이 출범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관련 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추진할 시장 구조 개편 방향과 신규 제도 도입 일정을 발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기업에서 중소벤처기업으로,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30년 전 벤처 시장을 개척했던 도전 정신을 되살려 시장 구조를 개혁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정 이사장은 코스닥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로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을 꼽았다.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퇴출 속도 2배로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새롭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을 강화해 부실기업이 시장에 오래 남아 있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거래소는 이 같은 조치로 올해 상장폐지 결정을 받는 기업 수가 지난해 38개에서 88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기념식 발표에서 “부실기업이 시장에 잔존해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건이 반복됐다”며 “이로 인해 코스닥이 ‘믿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이 뒤섞여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구조가 전체 시장을 저평가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가칭 ‘코스닥 셀렉트’ 도입…우량기업 따로 분류
거래소는 우량·대표기업을 선별하고 위험 기업은 별도로 격리하는 세그먼트 제도 도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가칭 ‘코스닥 셀렉트’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이 제도는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우량 종목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구체적인 기준과 운영 방식은 연구용역과 자문단 운영,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마련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중소·벤처기업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소액공모 한도 확대와 대형 투자은행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강화하고,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전략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혁신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반대매매 1조원 돌파…국민연금은 ‘매도 폭탄’ 없어
한편 코스닥 시장 개편 소식과 함께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도 주목할 만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강제로 처분된 주식 규모가 1조1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반대매매 규모로, 시장 변동성이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손실을 안겼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 우려했던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도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전날 만료됐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금액은 2178억원에 그쳤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오히려 49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리밸런싱은 재조정이지 대규모 덜어내기가 아니다. 무겁다고 크게 덜어내면 오히려 균형이 깨질 수 있어 조금씩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신뢰 회복의 첫걸음…과제는 산적
코스닥은 창립 30년 동안 한국 벤처 생태계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잦은 불공정 거래와 부실기업 방치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발표된 제도 개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적인 첫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퇴출 요건 강화가 단기적으로 시장 유동성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거래소가 얼마나 정교하게 균형을 잡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코스닥 시장의 변화가 실제 투자자 보호와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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