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온열질환 환자 10배 급증… 현대제철 노사, 예방 협약 체결
2026년 07월 01일

한여름 폭염이 계속되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지면서 급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는 땀 증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고, 탈수가 심해지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근육 경련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의식이 흐려지고 최악의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응급실 온열질환 감시 체계에 신고된 환자 숫자는 2011년 443명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4460명으로 무려 10.1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 때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모두 267명에 달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는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빈도와 강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가 한 자리에 모인 이유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6월 30일 당진제철소에서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협약식을 연 것이다. 협약식의 목적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데 있었다.
회사 측은 이번 협약이 당진제철소를 시작으로 인천공장, 포항공장, 순천공장 등 국내 모든 사업장으로 순차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렸다.
협약에 담긴 세부 내용과 현장 대응
협약서에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여러 조치가 포함됐다. 우선 휴게시설을 갖춰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드는 일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아울러 냉방시설과 냉방용품을 지원하고, 고열이 발생하는 작업 중에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지키기로 했다. 개인 건강관리를 위한 음료 제공과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응급조치 교육도 약속 사항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협약 이전부터 온열질환 예방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알림톡을 활용해 직책자와 관리감독자는 물론 협력사와 계열사 근로자 전원에게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기상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 푸드트럭 형태의 음료 차량을 운영하며 다양한 음료와 식염 포도당을 지급하는 캠페인도 병행 중이다. 온열질환 예방 수칙과 작업 절차가 담긴 안내 책자를 배포해 스스로 안전을 챙기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또한 대형·소형 버스를 개조한 이동형 안전쉼터와 일정 기간 이상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에 설치되는 고정형 휴게시설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단순히 행사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사 협력이 주는 시사점과 앞으로의 과제
이번 협약식은 노사 간 이해관계를 넘어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철강 업종은 고온의 작업 환경이 불가피한 분야인 만큼, 예방 활동의 실효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휴게 시간 부족이나 냉방 시설 미비 같은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협약 체결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후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히 지켜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현대제철의 행보가 다른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사가 함께 만든 안전 문화가 단순한 계절성 캠페인에 머물지 않고, 사계절 내내 지속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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