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 컨퍼런스, ‘숫자’ 아닌 ‘일상의 삶’에서 선교 본질을 찾다
2026년 07월 02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4회째를 맞은 ‘프레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행사는 교파와 세대를 넘어 한국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되살리기 위한 연합운동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올해 주제는 ‘열방을 비추는 빛, 선교적 삶!’이었다.
컨퍼런스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성공’과 ‘성장’이라는 가치에 집착해온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복음을 전달하는 도구로 선교를 바라보던 관점을 넘어, 삶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선교의 의미를 재정립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교회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아닌, 성도 개개인의 일상 속에서 선교가 구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프레시무브먼트 공동대표인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는 이 자리가 선교적 존재로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위로받는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한 사역자들이 모여 감격과 감동을 나누고, 교회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자는 소망을 함께 품었다”고 전했다.
“선교, 개인 구원 너머 온 세상 회복의 이야기”
주강사로 나선 미국 칼빈신학교 마이클 고힌 교수는 교회가 세속 문화 속에서 ‘복음의 큰 이야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교회가 선교를 말로 전도하고 개인의 회심만으로 축소해왔다고 진단했다. 창조와 타락, 구속, 새 창조로 이어지는 성경의 거대한 구원 서사를 놓쳐왔다는 것이다.
고힌 교수는 “복음은 단지 개인 구원에 머무는 소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온 세상을 회복해 가시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그 회복 이야기의 한가운데로 부름 받은 공동체라는 분석이다. 그는 소비주의 같은 구조적·문화적 악 이면에 우상적 서사가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교회가 이를 분별하고 대안적 삶과 서사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적 사람’을 “하나님이 온 세상을 새롭게 하시려는 큰 목적 안으로 깊이 끌려간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모든 창조 세계를 회복하고 새롭게 하시는 일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았다는 설명이다. 교회는 바로 이런 ‘새로운 인류’로 세상에 보내심을 받은 공동체라는 점을 역설했다.
“사람 모으기에 집중한 교회, 구경꾼을 양산했다”
선교적 교회 운동가로 알려진 휴 헐터 목사(미국 랜턴네트워크 대표)는 더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그는 교회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한 공간에 모으는지에 집착한 나머지, 성도들을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하나님의 교회는 숫자와 무관하다”며 주일과 건물 중심의 교회를 넘어설 것을 촉구했다.
헐터 목사는 가정, 직장,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보냄 받은 교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일은 전문 사역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항상 쓰임 받아 왔다”며 모든 성도가 부르심을 받은 존재임을 상기시켰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보내심 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그의 발언은 현장에서 큰 울림을 줬다.
청년 이탈, 교회의 무응답이 낳은 결과
미성대(AEU) 이상훈 총장(프레시무브먼트 공동대표)은 최근 타로, 사주, 점집 문화가 확산되는 현실을 언급했다. 청년들이 삶의 의미와 위로를 교회 밖에서 찾는 이유는 교회가 그들의 질문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교회가 단순히 종교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서비스·프로그램 제공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장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함께 먹고, 소통하고, 울고 웃었던 것처럼 우리도 이웃의 삶의 자리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세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섬기는 ‘성육신적 사역’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복음적 실행 능력’이 현재 교회에 존재하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교회는 선교를 지상명령으로 강조해왔지만, 여전히 개종 중심의 이해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프레시 컨퍼런스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복음의 거대한 이야기 속에 부름받은 ‘선교적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교회가 과연 ‘성육신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이 컨퍼런스가 제기한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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