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63빌딩에 일반인용 건강관리센터…보험 패러다임 ‘사후보상→사전관리’ 전환

2026년 07월 01일

한화생명 건강관리센터

한화생명, ‘아프면 돈 주는’ 보험에서 ‘미리 관리하는’ 보험으로 방향 전환

보험사가 더 이상 사고나 질병이 발생한 뒤에야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후 처리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화생명이 서울 여의도 63빌딩 안에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센터를 열기로 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금융당국에 해당 센터 운영을 위한 부수업무 신고를 마쳤으며, 올해 말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화생명은 자사 보험계약자에게만 무료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업 확장을 통해 대상 범위를 계약자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넓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직접 오프라인 거점을 운영하며 일반인을 상대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전했다.

63빌딩 유휴 공간을 웰니스 공간으로…온·오프라인 연계

건강관리센터 내부에는 각종 웰니스 기기가 갖춰져 있다. 방문객은 이 기기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전문 상담사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센터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먼저 온라인으로 회원가입을 한 뒤 예약제로 방문해야 한다. 모바일이나 PC에서는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각종 상담 프로그램과 건강 콘텐츠도 제공된다. 결제 금액의 일부는 포인트로 적립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한화생명은 이번 시설을 구축하는 데 63빌딩 내 유휴 공간을 활용했다. 새 건물을 짓거나 임대료를 추가로 부담할 필요 없이 기존 자원을 재배치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센터의 유지·운영 업무는 외부에 위탁할 방침이어서 인력 증원에 따른 고정비 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 건강 = 보험사 수익”…저성장 시대의 생존 전략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보험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전통적인 보험 영업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포화 상태에 가까운 국내 보험 시장에서 한화생명은 비(非)보험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이 서비스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정기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질병 발생 자체를 줄이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줄어들고, 그 혜택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또한 고객의 생활 패턴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축적한 건강 정보를 향후 보험 인수 심사나 상품 설계에 활용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 장치…보험영업과 건강정보 분리

한화생명은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 개인정보 보호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계약자의 개인정보를 이번 서비스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으며, 센터를 통해 수집하는 건강정보 역시 보험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할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헬스케어가 필요한 일반 고객에게 고품질의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가 단순히 보험금을 지급하는 창구를 넘어 고객의 삶 전반에 관여하려는 시도는 국내외에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화생명의 이번 실험이 성공한다면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의 건강을 지키고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도 함께 끌어올리는 ‘윈윈(Win-Win)’ 구조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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