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장관, 인도·우즈벡 순방으로 디지털정부 협력 확대… CDRI 가입으로 재난관리 주도권 노린다
2026년 07월 01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을 잇달아 방문하며 양국과의 공공행정 협력 폭을 크게 넓혔다. 이번 일정은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이후 후속 조치 성격을 띠는 동시에, 오는 9월 열리는 한-중앙아 정상회의의 사전 의제를 조율하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순방의 중심에는 디지털정부 협력과 재난관리 분야 협력이라는 두 가지 축이 자리 잡았다.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자체를 수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외교적 행보와는 결을 달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CDRI 가입으로 글로벌 재난 대응 주도권 노린다
인도 뉴델리 재난복원인프라연합(CDRI) 본부에서 윤 장관은 아미트 프로티 사무총장과 만나 재난관리 협력 방안과 함께 CDRI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CDRI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국경을 초월하는 상황에서 인프라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한국이 이 연합에 정식으로 들어가면 글로벌 재난 대응 거버넌스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재난 복원력은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므로, 한국이 규범 형성과 기술 협력 과정에 참여할 경우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기대된다.
우즈베키스탄에 디지털정부 협력센터… ‘플랫폼 수출’ 신호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윤 장관은 압둘라 아리포프 총리와 회담한 뒤 디지털정부 협력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그동안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은 여러 국가에서 참고 사례로 언급됐을 뿐, 실질적인 수출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이번 협력은 현지에 상설 거점을 두고 제도, 인력,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로 설계되면서 ‘플랫폼 수출’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윤 장관이 함께 제시한 ‘AI 민주정부’ 구상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공공서비스 자동화, 시민 참여 확대 등 행정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개념으로, 향후 글로벌 표준 경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과제는 지속성·현지화·글로벌 경쟁… 제도화가 성패 가른다
눈에 보이는 성과는 분명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첫째, 국제 협력 MOU는 체결보다 이후 이행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정권 교체나 정책 우선순위 변동에 따라 과거 유사한 사업이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디지털정부는 각국의 정치·행정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한국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기 어렵다. 우즈베키스탄 협력센터가 성공하려면 기술 이전을 넘어 현지 제도와 결합된 맞춤형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셋째, 글로벌 경쟁 구도다. 디지털정부와 재난관리 분야는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이 데이터 주권과 사이버보안 이슈를 걸고 치열하게 다투는 영역이다.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술력뿐 아니라 신뢰 기반의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게 필수적이다.
행안부 “속도감 있게 후속 조치… 민관 협력 아끼지 않을 것”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이 ‘정부혁신과 글로벌 재난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양국 협력 인프라를 구체화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정부 협력센터 운영과 CDRI 가입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 행정 모델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행정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이번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제도적 장치와 예산 뒷받침, 민간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으로 남은 것은 ‘선언’을 ‘실행’으로 전환하는 속도와 정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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