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에 군화 등장… 반복되는 역사 왜곡과 혐오, 대책은?

2026년 07월 02일

5·18 사적지 군화

사적지에 남겨진 상징적 모욕

광주광역시의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일대에서 또다시 역사 왜곡과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가 포착됐다. 이번에는 군화가 사적지 내에 놓여 있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지역 사회와 관련 단체들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같은 행동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적지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공식적인 역사적 장소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장난이나 기물 훼손 이상으로 읽힌다.

군화는 1980년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장비로, 시민군을 진압할 때 상징적으로 사용된 물품이다. 따라서 사적지에 군화를 두는 행위는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조롱이자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적지 훼손 및 모욕 행위가 반복되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법적·제도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혐오 표현, 실효성 있는 대책은?

이번 군화 사건은 지난 수년간 5·18 사적지에서 발생한 여러 혐오·조롱 행위의 연장선에 있다. SNS 상에서의 역사 왜곡 게시물부터 사적지 내 벽 낙서, 조형물 훼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면서 관련 당국이 대응 방안을 고심해 왔다. 그러나 현행법만으로는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행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과거 유사 사건에서 가해자가 불구속 입건되거나 경미한 처벌에 그친 사례도 있어, 억지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폐쇄회로TV 확대 설치와 상시 순찰 인력 배치 같은 물리적 조치도 논의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역사 인식 교육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적지가 단순히 과거의 장소가 아니라 현재의 민주주의 가치를 되새기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신원과 의도, 아직 오리무중

현재까지 해당 군화를 놓은 사람이나 단체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폐쇄회로TV 분석과 주변 탐문을 통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범행 시간대가 야간이거나 인적이 드문 때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극단적 성향의 개인이나 조직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지만, 이 역시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사 당국은 “어떤 의도에서 비롯됐든, 사적지를 모욕한 행위 자체가 명백한 위법”이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유사 사건의 전례를 볼 때, 단순히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상징성과 반복성이 우려를 낳는다. 특히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관련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후에도 이런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의 역사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회적 반응과 앞으로의 과제

이번 사건에 대해 광주시와 5·18 관련 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며 “가해자를 반드시 찾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사적지 보호와 역사 왜곡 행위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런 사건이 오히려 5·18 정신을 전국적으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사적지 훼손 행위는 단순한 기물 파손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부정하고 희생자를 모욕하는 행위”라며, “교육과 법적 제재를 통해 분명한 경계를 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도발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과거의 상처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기억의 전쟁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민주주의의 산실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보다 실행 가능한 보호 장치가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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