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출전정지, 여야 ‘공정’ 프레임 논쟁으로 확산
2026년 07월 03일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스타벅스 응원’을 한 혐의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6개월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 사건이 정치권의 새로운 공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야구단 해체를 검토하라”, “교장이 사퇴해야 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주문한 반면, 보수 야권인 국민의힘은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징계 적절성 문제를 넘어, ‘공정’과 ‘도덕’이라는 프레임을 둘러싼 여야의 기 싸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10대 실수를 인생 끝장내는 처분” vs 민주당 “강력 대응”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모호한 규정 하나로 선수 전원에게 사실상 야구 인생을 마감시키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성숙한 10대의 잘못을 꾸짖고 넘길 수 있는 사안을 국가적 상징 모독으로 몰아가는 과잉 도덕주의는 오히려 진정한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양향자 최고위원도 “극단적 표현이 잘못된 건 분명하지만, 아이들이 어른들의 욕설을 따라한 데 불과하다”며 “승자 독식의 오만함이 아이들의 언어와 생각까지 오염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이개호·김준혁 의원은 각각 야구단 해체와 교장 사퇴를 요구했고, 김남희 의원은 10대의 극우화 현상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층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여야의 ‘내로남불’ 논란, 최욱 발언이 불씨 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태도에 모순이 있다고 반박한다. 친여 성향 방송인 최욱 씨가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일베 현상’을 언급하며 “전두환식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민주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즉, 같은 맥락의 극단적 언사에 대해 여권 인사에게는 관대하면서도, 10대 학생들의 미숙한 행동에는 가혹한 ‘내로남불’ 행태를 지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5·18을 비하하는 발언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정치권이 지나치게 성역화할 경우 오히려 젊은 세대의 반감만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30 표심 겨냥한 정치적 계산…전문가들 “전략적 판 확장”
이번 사태에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20·30대 유권자들의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진재 갤럽 여론수석은 “2030 세대는 진보 정권의 부동산 등 각종 정책에서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데다, 민주당 특유의 도덕적 훈계 태도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20대 남성은 특정 이념보다는 탈정치화 경향이 짙다”며 “2090년대를 공략하지 않고서는 선거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이슈를 전략적으로 키워가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배재고 선수들의 징계가 장기화될 경우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의 대학 입시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공정’과 ‘기회’라는 또 다른 민감한 화두를 건드리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야구부 징계를 넘어, 정치권이 2030 세대의 분노와 공정성 민감도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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