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10조 달러 시대 전망 속 반도체, 라자드 선정 최대 수혜주

2026년 07월 02일

라자드 AI 반도체

AI 투자 열풍 속 반도체, 수혜 1순위로 꼽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Lazard)가 1일 발표한 ‘2026 글로벌 시장 중간전망(Global Mid-Year Outlook 2026)’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 증가세가 가장 크게 반영된 업종으로 반도체를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 대만, 일본, 미국 등 주요 반도체 하드웨어 기업들은 AI 설비 확충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성 모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자드는 이들 기업이 투자자들에게도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준 분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에는 경고음도 함께 실렸다. 보고서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의 올해 자본지출(CAPEX)이 전년보다 80% 이상 증가한 7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AI 관련 누적 투자 규모가 최대 10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AI가 장기적으로 보편적 기술로 자리잡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기대되는 수준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라자드는 “시장이 이미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올해 6월 말 기준 연초 대비 무려 100% 넘게 상승했으며, 최근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60배를 훌쩍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투자자들이 현재의 고평가된 가격에 매수할 경우 향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나올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덧붙였다.

달러 약세·非美 시장 부상…투자 지형이 바뀐다

라자드는 이번 보고서에서 단순히 반도체나 AI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투자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핵심 변수로 ▲달러 약세 ▲선진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가팔라짐 ▲비미국 주식의 상대적 강세를 꼽았다. 특히 미국 중심의 투자 환경이 20년 이상 지속됐으나, 이제 구조적인 전환점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달러인덱스는 2025년 초 이후 약 12.5% 하락했다. 라자드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재정적자 확대가 달러 약세를 한층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의 재정적자가 앞으로 10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6~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방비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선진국 국채 수익률 곡선을 더욱 가팔라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환헤지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라자드는 내다봤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24년까지는 S&P500이 글로벌 증시를 압도했지만, 최근 1년 반 동안 그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달러 약세와 미국 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신흥국과 일본 등 비미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여지가 커졌다는 게 라자드의 판단이다.

지역별로 엇갈린 전망…유럽·일본은 기회, 중국은 과제

라자드는 지역별로도 상이한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 AI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 그리고 K자형 경기 양극화가 성장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은 방산 투자 확대가 산업 생산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기대했고, 일본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금리 정상화, 엔화 강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내수 중심의 구조개혁이 절실하지만, 정책 추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이러한 진단은 중국 자산에 투자할 때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라자드는 자산배분 전략으로 비미국 주식과 신흥국 채권, 그리고 유료도로·철도·유틸리티 같은 인프라 등 실물자산의 비중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정부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통화가치 상승 가능성이 있는 신흥국 채권과 가격 전가력이 높은 인프라 자산이 인플레이션 장기화 국면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널드 템플 수석의 메시지…과거 성공 공식에 갇히지 말라

라자드의 로널드 템플 시장전략 수석은 “미국 주식시장이 반드시 하락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미국 시장의 초과성과를 이끌어온 동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에게 이익 성장과 달러 약세 수혜가 동시에 기대되는 비미국 시장으로 자산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수년간 이어진 ‘미국 예외주의’ 신화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AI와 반도체라는 뜨거운 테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라자드의 보고서는 과열된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는 기술 발전의 장기적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인 밸류에이션과 글로벌 거시 환경의 변화를 고려한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자드의 경고는 단순히 반도체주를 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로 투자 지형의 변화를 읽으라는 의미다.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담을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AI투자 #반도체주 #라자드 #달러약세 #비미국자산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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