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DJ가 직접 작곡한 음악과 아바타 상담… 울주군 AI 교육센터의 일상 속 AI 체험
2026년 07월 03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중부종합복지타운. 이 건물 1층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진다. 라운지 한가운데 설치된 터치패널에 손을 대고 콘셉트와 보컬 장르를 고르자, 약 1분간의 연산 끝에 AI가 직접 작곡한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음악과 함께 AI DJ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AI가 일상의 일부가 되는 느낌’을 구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곳은 지난 2일 문을 연 ‘울주군 인공지능(AI) 교육센터’의 한 코너다.
방음부스 속 디지털 아바타와의 대화
2층으로 올라가면 고성능 AI 장비와 개인 방음부스 여러 개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AI 비밀상담소’다. 방음문을 닫고 마이크를 켜면 화면 속 디지털 아바타가 나타나, 사용자의 음성 톤을 분석해 공감 섞인 답변을 내놓는다. 실제로 “요즘 일이 많아 피곤하다”고 말을 건네자 아바타는 사람처럼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부스 문을 열어두면 주변 소음까지 연산되면서 대화 스크립트가 꼬이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 대화 종료 후 모든 데이터를 자동 삭제해 사생활을 보호하는 시스템이라, 이용자는 ‘처음 마주한 상담사’ 같은 다소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Matt’와 영어로 떠드는 프리토킹 존
인근의 ‘프리토킹 with AI’ 부스는 완전히 영어로만 소통해야 하는 몰입 환경을 조성했다. “Matt,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디지털 휴먼은 자신이 AI로 제작된 객체임을 솔직히 고백하며 언제든 질문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부스는 사용자의 문법과 발음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결과지를 프린트해 준다. 특히 주 1~2회는 실제 언어학 교수들이 방문해 세부 표현을 지도하는 ‘휴먼 터치’ 프로그램과 연계된다. 영어 회화에 자신 없는 주민이나 외국어 표현이 어색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D 신분증·42개국 언어 영상·AI 노래 작곡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 장비들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얼굴 특징을 인식해 3D 맞춤형 캐릭터 신분증(QR코드 포함)을 즉석에서 발급해 주는 ‘캐릭터 메이커’, 한국어로 울주군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하면 스페인어·중국어 등 42개국 언어로 자동 번역해 영상 편지를 만들어 주는 ‘안녕, 세계 친구야’, 사용자의 목소리를 짧게 학습한 뒤 가사 프롬프트에 맞춰 그 목소리로 노래를 완성하는 ‘AI 하모니, 울주’ 등이 대표적이다. 센터에서 생성된 결과물은 캐릭터 신분증에 담긴 QR코드로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생활 밀착형’의 역설…할루시네이션도 목격
다만 AI 기술의 한계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예컨대 ‘동구 대왕암공원을 울주군에 있다’고 잘못 소개하는 식으로, 사용자가 입력한 지시어가 너무 짧거나 모호할 때 AI 특유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목격됐다. 이는 완벽한 정보 제공보다는 체험과 친밀감 형성에 방점을 둔 센터의 취지와 어긋날 수 있는 대목이다.
센터 위탁 운영을 맡은 유엑스룸 관계자는 “울산 시내에는 코딩 같은 기술 교육을 하는 곳이 넘쳐난다”며 “이곳은 대화 상대가 부족한 지역 노인들의 말벗이 되고, 스마트폰 AI 기능을 활용한 자녀 돌봄을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등 ‘생활 밀착형 센터’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며, 일요일·월요일·공휴일은 휴무다. 방음부스와 교육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AI 기술이 코딩이라는 진입장벽을 넘어 일상의 도구로 자리 잡는 흐름 속에서, 울주군의 이 시도는 ‘기술 교육’이 아닌 ‘기술 경험’을 먼저 제공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할루시네이션 같은 오류를 사용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극복할지가, 이 센터의 진정한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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