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코리아 “AI 고도화, GPU 넘어 CPU·엣지 반도체로 확장”…개방형 생태계 강조
2026년 07월 02일

AMD코리아가 1일 서울 영등포구 AMD AECG 사무실에서 국내 미디어를 상대로 ‘AI 솔루션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형 AMD코리아 커머셜 세일즈 대표와 김혁 적응형·임베디드 컴퓨팅 그룹 APAC 테크 리드는 기존의 AI 반도체 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메시지를 던졌다. 핵심은 하나다. 인공지능 고도화의 무게중심이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생성형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을 거쳐 에이전틱 AI, 피지컬 AI로 확산하면서 반도체 수요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엣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전반의 중요도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지목했다. 단순히 GPU 성능을 높이는 경쟁만으로는 AI 고도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AMD의 입장이다.
개방형 생태계 vs 폐쇄형 전략… 대립 구도 뚜렷
AMD가 이날 가장 강조한 것은 ‘개방형 생태계’ 전략이다. 엔비디아가 GPU와 쿠다(CUDA)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폐쇄적 풀스택을 구축한 것과 대비된다. 이 대표는 “고객이 원한다면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GPU도 함께 넣어 AI 랙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CPU, GPU, 네트워크 장비를 고객이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AMD는 이날 자사의 AI 전략 축으로 ▲리더십 컴퓨트 엔진 ▲개방형 생태계 ▲풀스택 솔루션 세 가지를 제시했다. 에픽(EPYC) CPU, 인스팅트(Instinct) GPU, 펜산도(Pensando) 네트워킹 칩, 버설(Versal) 적응형 SoC, 라이젠·라데온 제품군을 모두 아우르는 포트폴리오가 그 근간이다. 이 대표는 “GPU 한 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1000개를 연결했을 때 이론치에 가까운 성능을 내는 데 네트워크 솔루션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전틱 AI 부상… CPU 수요 폭발 예고
설명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에이전틱 AI와 CPU의 관계다. 이 대표는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언어모델이 답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베이스, 웹서비스, 캐시, API 등 여러 시스템을 호출하며 작업을 분할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GPU는 대규모 병렬 연산을 담당하지만, 작업 배분과 데이터 전처리·후처리는 CPU 자원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직원 한 명이 5~20개의 AI 에이전트를 마치 팀원처럼 두고 이끄는 업무 환경이 일반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CP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AMD의 올해 1분기 x86 서버 CPU 매출 점유율은 4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33.2%)보다 매출 점유율이 훨씬 높은 것은 고가·고코어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엣지 AI 현장, 실시간성과 전력 효율이 승부처
김혁 상무는 엣지 AI 부문에서 AMD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클라우드 AI가 대규모 모델을 데이터센터에서 학습·추론하는 반면, 엣지 AI는 자동차, 로봇, 공장 장비처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 환경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실시간 반응과 전력 효율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상무는 “자동차가 좌회전을 판단하는 데 2초만 늦어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엣지 AI의 치명적 특성을 강조했다. AMD는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적응형 SoC와 FPGA 기반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외에도 클라우드, PC, 산업용 임베디드 기기까지 AI 수요가 확산하는 흐름을 포착해 전방위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AMD의 1분기 실적은 이런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 102억5300만 달러(약 1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57% 성장한 5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를 견인했고, 클라이언트·게이밍 부문도 23% 증가한 36억 달러를 올렸다. 임베디드 부문도 8억7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 늘었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PC, 그래픽, 산업용 반도체 매출이 고르게 증가한 점이 인상적이다.
결국 AMD가 제시하는 ‘GPU 너머의 AI’라는 비전이 단순한 마케팅 수사가 아닌, 실제 시장 데이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주목된다. AI 반도체 경쟁의 판이 더 이상 단일 칩 성능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 바로 그것이 이번 설명회가 던진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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