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美 하원 보고서 속 쿠팡 주장에 “명백한 허위” 반박…보안업체 소개도 ‘쿠팡 요청’
2026년 07월 03일

국가정보원이 미국 연방하원 법사위원회가 지난 1일(현지 시각) 공개한 ‘경쟁 차단’ 보고서 속 쿠팡 관련 내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국정원은 2일 배포한 공식 입장에서 “해당 보고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다”며 “쿠팡 측이 주장하는 일련의 과정이 국정원의 지시나 명령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데이터 유출을 국가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정보 수집과 피해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업무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협의 과정에서 국정원이 쿠팡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는 이미 경찰에 제출된 것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업체 소개 논란…국정원 “쿠팡이 먼저 요청”
보고서에서는 국정원이 자국 사이버 보안업체를 쿠팡에 소개하며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정원 측은 “쿠팡 측이 미국 업체의 분석 결과 회신이 너무 늦다며 국내 업체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 일반적인 정보 수준에서 제공한 것”이라며 쿠팡의 선제적 요청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특정 업체를 지정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기업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정보만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미국 하원 보고서가 ‘한국 정부의 차별적 행태’의 근거로 삼은 사례 중 하나여서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IT 장비 확보 주도’ 의혹…국정원 “존재조차 몰랐다”
가장 큰 쟁점은 중국으로 도피한 개인정보 유출 혐의자의 IT 장비 확보 과정에서 국정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지 여부다. 국정원은 “해당 장비의 존재를 쿠팡으로부터 국내 이송 지원 요청을 받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장비가 유실되거나 탈취되지 않도록 국내 이송을 도와준 것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국정원은 이 과정을 ‘단순 협조’ 수준으로 규정하면서 쿠팡이 사건 초기부터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사후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국가정보기관과 민간 기업 간의 협력 체계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도 가세 “美 보고서, 쿠팡 주장만 일방 반영”
이와 별도로 외교부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박일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시했다. 박 대변인은 “미 하원 법사위의 해당 보고서는 쿠팡 측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미 하원 법사위가 발간한 보고서는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 아래 상당 부분을 쿠팡 사례에 할애했다. 특히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논리를 폈는데, 국정원과 외교부가 동시에 반박에 나서면서 양 측의 진실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분석과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미 간 기업 규제 논란을 넘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정보기관의 역할 범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쿠팡이 미국 자본이 유입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보고서가 ‘미국 기업 차별’ 프레임을 씌운 것은 일정 부분 의도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한국 정부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은 보고서가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향후 미 하원과 한국 정부 간의 추가적인 소통이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사실 관계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나 추가 자료 제시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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