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보고회 주재…이재용 회장 AR 글라스 시연·투자 선언
2026년 07월 03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 보고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보고회는 앞서 광주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권역별 후속 일정으로 마련됐다. 정부와 기업이 합동으로 첨단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A4 용지 4장 분량의 원고를 펼쳐 들었다. 그는 원고에서 ‘충청’이라는 단어를 무려 15차례 반복하며 이 지역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행사장에서 직접 착용해 보인 증강현실(AR) 글라스 시제품을 대통령이 직접 체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재용 회장의 투자 선언, 故 이병철 회장의 1983년 도쿄와 맞닿다
이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노라니 갑자기 40여 년 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고 회고했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이 1983년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던 그 순간이다. 대통령은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다”며 “오늘 이 회장의 결단이 첨단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충청권에 총 14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분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대역폭 메모리(HBM), 배터리, 패키지 기판 등 첨단 기술 전반에 걸쳐 있다. 삼성 외에도 SK,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충청권 전체 투자 규모는 39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정희·김대중 정부를 언급하며 ‘세 번째 디딤돌’이라고 평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역사적 선례를 잇달아 인용했다.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 공업 육성은 수출입국의 기틀을 마련했고, 2000년대 김대중 정부는 IT 기술 대국의 길을 닦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우리가 추진 중인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바로 그 세 번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과거 두 번의 산업 혁명과 동등한 위상을 부여한 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에는 호남권 반도체 800조원 투자 계획도 포함돼 있다. 광주(6월 30일)에 이어 충청에서 두 번째 보고회가 열린 것은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호남 출신임을 고려해 친정 체면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호남 우대·압력’ 논란에 즉각 반박…”선물 나눠주는 게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서 10여 분 동안 예정에 없던 발언을 쏟아내며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최근 일부 비판자들은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사실상 압력을 가해 호남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요즘 세상에 압력을 넣는다고 기업들이 옮겨오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이재용 회장을 압박해서 이런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구태적 생각을 하는 분들이 가끔 있다”며 “지방자치 단체장들도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라는 지적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더라도 분열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이건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방어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용 회장도 이날 자리에서 “국토의 중심인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부품의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큰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행사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대통령과 나란히 섰다. 대규모 투자 결정이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충청권 메가 프로젝트가 단순한 지역 발전을 넘어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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