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자진 사퇴 후 다시 불거진 ‘홍명보 신드롬’, 일본 축구계 관심까지
2026년 07월 03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 감독을 향한 일본 축구계의 관심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특히 FIFA 랭킹 60위에 불과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한 장면은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비기기만 해도 2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최악의 졸전 끝에 무릎을 꿇으면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전력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탈락이 확정된 직후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약 1분 40초 분량의 입장문을 읽는 데 그친 채 자진 물러남을 알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또 한 번의 수모를 겪으면서 그의 운명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귀국길은 더욱 험난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화요일 새벽 4시가 임박한 시각에 모습을 드러낸 홍 감독을 향해 야유가 퍼부어졌고, 온라인상 살해 협박이 이어지면서 160명에 달하는 경찰 인력이 출동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J리그 관계자들의 ‘깜짝’ 발언…”지도자로서 일류”
이런 한국 내 극심한 비난 여론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일본에서 포착됐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물러난 홍 감독에게 J리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일본에서 일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J리그 관계자는 “홍 감독은 인품이 훌륭하고 일본에 우호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지도자로서도 일류”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원하는 구단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며 “이미 한국에서 계속 일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일본행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는 한국 축구계가 충격과 자책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나온 터라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정치권까지 가세해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청문회에 소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조차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택하면 결과는 뻔하다”며 공개 비판에 나설 정도로 분위기가 과열됐다. 하지만 일본 쪽에서는 오히려 그를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우는 한국의 여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현역 시절 쌓은 ‘일본 인연’…고노 다로 중의원까지 가세
홍명보 감독이 일본에서 이처럼 따뜻한 시선을 받는 데는 그의 현역 시절 활동이 큰 몫을 했다. 그는 J리그 벨마레 히라쓰카(현 쇼난 벨마레)와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가시와 시절에는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신임을 받아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당시 선수들과 서포터들은 그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감을 형성했으며, 이런 추억이 두 번의 월드컵 실패에도 불구하고 일본 축구계에 그를 뛰어난 축구인으로 기억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중의원 의원인 고노 다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팀 OB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마라”며 한국 내 비판 여론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재일교포 3세인 김명욱 기자는 일본 야후 스포츠 기고문에서 “홍명보의 리더십과 성실한 인품을 기억하는 관계자와 팬들이 지금도 많다”고 전했다. 일본 SNS상에서는 “안타깝다. 일본에 와도 된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일본에서 지내는 것도 좋겠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한국 대표팀 전체가 함께 반성해야 할 점은 있지만 우선은 수고했다는 말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협박과 야유 속에서도…일본행은 현실이 될까
만약 홍명보 감독이 일본행을 결심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쿄 스포츠는 “한국 축구의 전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J리그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며 “한국에서 극심한 비난을 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일본으로 초청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현지 언어 문제와 새로운 문화 적응이라는 장벽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홍 감독의 경력과 인간적 매력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과연 홍명보 감독이 일본 무대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을지, 아니면 한국에서 침묵을 이어가며 시간을 보낼지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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