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조회수 1위는 ‘우주경제’…전략 보고서가 개별 종목 추천 제쳤다

2026년 07월 03일

우주경제 리포트

상반기 최고 조회수 리포트의 정체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반도체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본 증권사 리포트는 다른 분야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조회수 1위는 iM증권이 내놓은 ‘우주 대항해 시대(走馬加鞭): 올해부터 우주경제 성장 가속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였다. 이 리포트는 6304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2위인 KB증권의 ‘2026년 하반기 주식전략: Gravity Rules’(2940건)를 두 배 넘는 차이로 따돌렸다.

흥미로운 점은 상위권 대부분이 개별 종목 추천보다 산업 자체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한 전략 보고서로 채워졌다는 사실이다. KB증권의 또 다른 리포트 ‘5월 전략: 스스로는 멈출 수 없게 된 AI 투자와 증시의 빨라진 템포’(2411건)가 3위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의 ‘AI 인프라 2막의 병목’(2176건), 교보증권의 ‘Re-NEWable: 에너지 패권의 서막’(2162건)이 그 뒤를 이었다. 단일 기업 분석 리포트 중에서는 하나증권의 RFHIC 보고서(2160건)가 가장 높은 조회수를 보였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1775건), 삼천당제약(1698건), SK하이닉스(1690건)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을 살까’ 대신 ‘어떻게 변할까’에 답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단기 수익 창출에서 장기 성장 산업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iM증권의 ‘우주 대항해 시대’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저궤도 위성 확대, 재사용 발사체, 우주 데이터센터 등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달 궤도로 향하는 유인 비행이 재개되는 등 우주 대항해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이벤트를 기반으로 한 미래 전망이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을 다른 리포트들도 높은 주목도를 기록했다. KB증권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봤고,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투자처로 전력·광통신·패키징 등 공급망 병목에 위치한 기업들을 조명했다. 교보증권은 AI 인프라 확대가 불러올 전력 수요 급증과 에너지 공급망 재편을 짚으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기회를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지금 오르는 종목을 찾는 시대는 지나고, 향후 5~10년간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작년과 달라진 투자 리포트 지형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당시 1위는 하나금융연구소의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였고, 트럼프 관세 정책, 새 정부 정책, 반도체, 조선, ESG, 스테이블코인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는 우주경제, AI, 에너지라는 세 가지 축이 리포트 순위표 상단을 싹쓸이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정책보다는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자체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반도체 랠리가 시장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리포트가 상위권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는 점은 이색적이다.

정보의 복잡성이 만드는 애널리스트의 가치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재무정보와 공시정보, 산업 동향, 거시경제 환경 변화 등을 수집·분석·평가해 투자자에게 제공한다”며 “기업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복잡해 의미가 불분명할수록 애널리스트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특히 AI와 우주처럼 일반 투자자가 직접 분석하기 어려운 첨단 분야일수록 전문가의 인사이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한 종목 발굴을 넘어, 산업의 흐름을 읽어주는 역할이 증권 리서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반기 리포트 순위는 단순한 인기 차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자본시장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산업이 성장을 주도할지를 암시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단기 랠리에 휩쓸리기보다 거시적 변화를 읽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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