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김민재도 못 막았다…대표팀 무기력 조별리그 탈락
2026년 07월 03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최정상급 기량을 가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이 포진한 스쿼드였음에도 팀은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했던 경기들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 이번 대패는 단순한 경기력 부진 이상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문화활동가는 “2002년 여름, 붉은 물결로 뒤덮였던 거리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던 기억은 희망이었다”며 “이번 탈락은 그 희망이 지켜지지 못한 아픔”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침묵, 팬들에게 전해진 실망
경기 직후, 팬들이 가장 납득하지 못한 건 결과보다 과정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왜 팀 전술이 무너졌는지, 왜 결정적 순간마다 대응이 늦었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과의 경기 후 준비된 입장문만 읽고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귀국길에서도 팬들의 절규 앞에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한 축구 관계자는 “패배 자체보다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더 큰 상처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일본과의 대비가 더 선명하게 만든 리더십 차이
같은 대회에서 브라질에 역전패를 당한 일본은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가장 먼저 팬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반면 홍명보 감독의 태도는 이와 정반대였다. 이러한 대비는 한국 축구 지도자의 책임 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한 스포츠 칼럼니스트는 “사퇴는 책임의 시작일 수 있어도 책임 그 자체는 아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설명하는 용기가 없다면 팬들의 신뢰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책임이란 실패를 인정하고 상처받은 국민 앞에서 직접 설명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축구협회, 시스템 개혁이 시급하다
이번 실패를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만 돌려선 안 된다는 비판도 거세다. 더 큰 책임은 감독을 선임하고도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든 대한축구협회에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불투명한 감독 선임 과정, 폐쇄적인 의사 결정 구조, 책임지지 않는 조직 문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적되어 온 고질적인 문제다. 클린스만 감독 시절의 실패 역시 같은 시스템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축구가 국민에게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하나로 묶이고 내일을 꿈꾸게 하는 희망의 매개체라는 점에서, 지도자의 책임과 조직의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온다.
다시 시작해야 할 한국 축구의 경기
한국 축구는 이제 감독 한 명을 교체하는 수준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축구협회는 국민 앞에 책임지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공정한 감독 선임 절차, 투명한 운영 방식,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한국 축구의 새로운 경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희망은 뛰어난 선수 몇 명이 아니라 책임지는 지도자와 신뢰받는 시스템 위에서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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