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배재고 혐오 표현 징계 계기로 신인드래프트 입단 제한 사유 확대 검토
2026년 07월 03일

프로야구 신인 선수 선발 기준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KBO가 기존 ‘학교 폭력’으로만 묶여 있던 입단 제한 사유를 더 넓히는 방안을 공식 검토 중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배재고 야구부에서 발생한 혐오 표현 및 청소년 범죄 관련 징계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KBO 관계자는 “드래프트 참가 제한 사유를 학교 폭력에만 국한하지 않는 쪽으로 규약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반사회적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학생 선수가 프로 무대에 진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학교 폭력 문제가 전 사회적으로 불거졌을 때 KBO는 신인드래프트 참가와 구단 입단을 제한하는 규약 개정을 단행했다. 당시에는 학교 폭력으로 자격정지 이상의 제재를 받은 선수만 규제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배재고 사례처럼 혐오 표현이나 청소년 범죄로 징계를 받은 선수들은 현행 규정상 드래프트 참가나 입단을 막을 수 없었다. 이런 사각지대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해외 사례에서 찾는 프로 스포츠의 책임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해야 하는 프로 스포츠의 특성상,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선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움직임은 국제적인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2017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10대 시절 조카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고 대학 유망주 투수 하임리히를 신인드래프트에서 외면한 바 있다. 2020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NHL) 애리조나 구단이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지명한 밀러가 흑인 장애인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처벌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계약을 포기했다.
유럽 프로축구와 메이저리그는 팬 대상 혐오 발언에도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인종차별 등 혐오성 발언을 한 관중을 경기장에서 추방하고 형사고발까지 검토하는 식이다. 특히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선수 간 대치 상황에서 입을 가리고 말을 하면 즉시 퇴장시키는 규정을 도입해 혐오 발언 자체를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이런 해외 사례는 KBO의 규약 개정 방향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급 적용 불가…현실적 한계와 과제
다만 개정안이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배재고 선수들이 참가 예정인 신인드래프트는 현행 규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두고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반감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사례에 대한 소급 적용은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을 해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 발생할 유사 사례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검토가 실제 규약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프로야구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경기 외적인 행동에도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스포츠 평론가는 “선수의 과거 이력이 프로 입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엄중한 경고이자, 청소년 선수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팬과 사회의 기대,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프로 스포츠는 더 이상 단순한 경기력을 넘어 사회적 모범을 요구받는 시대다. KBO의 이번 움직임은 팬들의 기대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읽힌다. 규약 개정이 완료되기까지는 추가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지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제한 사유의 구체적 범위와 판단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향후 논란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모호한 기준은 자의적 해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함께 요구된다.
프로야구가 더 건강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 조치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스포츠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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