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위성 분석, 베네수엘라 지진 건물 피해 규모 공식 집계보다 69배 많을 가능성

2026년 07월 01일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멀쩡한 건물을 찾기 어렵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럽우주국(ESA)의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을 분석한 결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속 강진으로 약 5만 8870채의 건물이 파손되거나 완전히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현지 정부가 공식 발표한 855채와 비교하면 무려 69배에 달하는 수치다. NASA 연구진은 “지표면에서 급격한 변화가 포착됐으며, 이는 지진 피해 전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공식 집계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났나
지난달 29일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건물 855채가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189채는 완전히 붕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NASA의 위성 자료가 시사하는 현실은 훨씬 참담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잔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며 피해 규모가 당국이 인정한 수준을 한참 넘어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현지 당국의 정보 장악 능력 부족이나 늑장 대응이 과소 집계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으로 인해 건축물 안전 점검과 재난 대응 인프라가 취약해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멀쩡한 건물이 없다” — 현장 증언
실제로 구조 활동을 위해 라과이라주에 도착한 자원봉사자 니콜라스 세라토씨는 “NASA의 추정치가 현장에서 목격한 상황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그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건물도 구조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아, 멀쩡한 건물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공식 사망자는 1943명, 부상자는 1만 571명으로 집계됐지만 수만 명이 실종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 중북부 몬탈반 인근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뒤 불과 1분 만에 45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7.5의 여진이 덮쳤다.

국제사회 구호와 전염병 그림자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라과이라에는 세계 각국의 구호 물자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월드센트럴키친(WCK)은 이동식 급식 차량을 운영하며 이재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의료진과 의대생으로 구성된 ‘분홍 여단(Pink Brigade)’은 대피소를 순회하며 건강 확인과 의약품 지원을 펼치고 있다. 멕시코, 엘살바도르, 이탈리아 등에서 온 해외 의료진도 합류했다. 한국 기업들도 동참했다. 현대차그룹은 100만 달러(약 15억 원)의 구호 성금을, 초록우산은 피해 아동과 가족을 위해 약 5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규모 전염병 창궐 가능성을 경고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의료 시설이 이미 수용 능력을 넘어섰고, 지진 이전 예방 접종률이 낮았던 탓에 홍역, 디프테리아, 황열,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진 피해 복구와 더불어 보건 위기 대응까지 병행해야 하는 이중고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태는 자연재해 앞에서 정보의 신뢰성과 국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베네수엘라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NASA 같은 외부 기관의 과학적 분석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 #지진 #NASA #인도적위기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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